오는 4월 말부터 지방자치단체들도 유휴ㆍ저수익 공유(公有) 부동산을 위탁개발해 전부 또는 일부를 분양, 임대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지자체 공유재산 중 일반재산(옛 잡종재산), 특히 지목이 대지로 돼 있는 도시권 부동산에 자체 예산을 들이지 않거나 일부만 투자해 건물을 신축, 재건축, 리모델링해 수익성을 높이거나 개발 후 매각하는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단체 공유재산 중 일반재산의 효율적 관리ㆍ처분을 위해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5일 입법예고했다.
시행령 개정안은 지자체가 일반재산 위탁개발ㆍ관리 사무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토지공사, 지방공사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개정 공포된 공유재산ㆍ물품관리법과 이날 입법예고된 시행령 개정안이 4월27일 시행되면 지자체들은 캠코ㆍ토지공사ㆍ지방공사를 통해 일반재산을 위탁개발한 뒤 전부 또는 일부를 분양(5년 이내), 임대(30년 이내), 분양ㆍ임대 병행(각 5년ㆍ30년 이내)할 수 있다.
지자체 일반재산 중 주된 위탁개발 대상인 대지 면적은 지난 2007년 말 기준 32㎢, 공시지가는 7조8,000억원 규모다.
현재 지자체가 예산을 안 들이고 소유 공유재산을 개발하려면 시설을 건립한 민간사업자에게서 소유권을 이전 받은 뒤 관리사용권만 일정기간 부여하는 기부채납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국유재산의 경우 2004년 말 개정된 국유재산법에서 위탁개발을 허용하자 정부가 예산을 투자하지 않고 캠코를 통해 옛 서울 남대문세무서(3층) 건물을 15층 빌딩으로 재건축, 지난해 7~15층을 임대하는 등 위탁개발 성과가 잇따르고 있다.
다만 지난해 말 개정된 공유재산ㆍ물품관리법에서 위탁개발된 일반재산의 '일부'만을 행정재산으로 취득하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행안부는 '일부'가 건물 바닥면적의 몇 %를 의미하는지를 하위 기준(지침)에서 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존 청사를 재건축할 예산이 부족해 위탁개발 방식으로 새 청사를 건립하고 일부만 임대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해온 서울 C구청 등은 다른 예산을 줄여 새 청사 건립비용을 조기에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