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 19일 모바일 업계와 가진 한 간담회에서 "모바일 시대에 정보기술(IT) 강국 위상을 상실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현 정부 들어 IT의 발전 의지가 현저히 퇴색됐다는 평가가 많았고 'IT홀대론'까지 나올 정도였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옛 정보통신부의 해체에 대한 유감의 뜻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 때문일까. 뒤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는 상반기 안에 IT 정책들을 쏟아낸다. 우선 지식경제부는 '3D산업 발전전략' 외에도 시스템반도체, 2차 전지 등 다양한 IT 관련 정책을 조만간 줄지어 내놓을 예정이다. 지경부는 먼저 오는 2015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5%를 달성하기 위한 '시스템반도체 2015 종합계획'을 다음달 내놓는다. 휴대폰, 디지털TV(DTV), 자동차 및 바이오ㆍ에너지 분야의 핵심 반도체를 집중 개발하고 팹리스(반도체 칩을 구현하는 하드웨어 소자의 설계와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 대형화, 파운드리(반도체 설계업체로부터 외주를 받아 생산하는 방식) 전문화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이어 발표될 '2차전지 글로벌 1등 전략'은 중대형 2차 전지의 글로벌 공급기지로 도약하고 핵심소재 국산화율을 높일 방안이 포함된다. 지경부는 핵심원천기술 개발, 테스트 기반 구축, 전문인력 양성 등을 통해 2015년까지 2차전지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이은 우리나라 주력산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5월에는 IT산업과 주력 산업 간 융복합화 촉진을 가속화하기 위한 'IT융합 확산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달 범부처 차원의 '소프트웨어(SW)강국 도약전략'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공공시장에 중소기업 참여를 확대해 SW 생태계를 개편하고 최고급 인재양성, 범부처 SW 연구개발(R&D) 규모 두 배 확대 등의 방안이 포함됐다. 지경부는 5월에 2012년까지 3년간 1조원을 투입하는 SW수요창출 프로젝트를 위한 세부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지경부는 LED발전전략, 글로벌 모바일 강국 실현 전략 등의 대책도 최근 발표했다. 이처럼 IT 관련 정책들이 쏟아지는 것은 지난해 최 장관이 취임하면서 IT홀대론 지적에 따라 관련 분야 발전대책을 마련하라고 적극 주문한 것이 배경이 됐다. 지난해 9월 선임된 오해석 대통령 IT특보도 큰 목소리를 내며 지원하고 있다. 당초 정권 초기만 해도 기존의 정보통신부가 지식경제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 나뉘어 흡수되면서 정보통신 산업육성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게 제기됐다. 앞으로 지경부는 메모리ㆍ디스플레이ㆍ휴대폰 등 주력 IT분야는 차세대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경쟁기업과 격차를 유지ㆍ확대하고 SW 및 시스템반도체 등 취약하지만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분야는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미래 IT산업 트렌드를 선도할 IT융합, LED 등의 신산업도 전략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최 장관은 "앞으로 IT와 주력산업의 융합, IT를 통한 중소기업의 생산성 혁신, 업계와의 소통 활성화 등을 통해 IT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조직개편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