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 연차총회가 8일(현지시간) 반세기만에 유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는 세계경제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뚜렷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됐다.
182개 회원국들은 세계경제를 당면한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기위해 공동노력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으나 구체적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미셸 캉드쉬 IMF총재는 이날 기금정책입안 잠정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극단적 외환위기에 처한 나라들에 한해 일시적으로 채무상환의 유예를 허용하는 획기적인 안을 내놓았으나 회원국들의 동의를 얻지못했다.
캉드시 총재는 총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IMF가 가급적 빠른 시일에 세계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공식적이고 전면적인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빌 클린턴 대통령도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들에 긴급자금을 수혈하기 위해 IMF산하에 다자간개발은행을 설립하자는 구제금융 강화방안을 제의했으나 역시 구체적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특히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구제금융 지원문제를 놓고 세계은행이 IMF측의 요구에 제동을 걸며 반대의견을 피력, 두기구간 입장차가 앞으로 금융위기 해소에 다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제임스 울펜손 세계은행 총재는 구제금융 지원을 확대해달라는 IMF의 요구에 빈국들을 도우기 위한 장기원조라는 세계은행의 고유기능을 수행하는데 차질을 빚을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했다. 그는 "우리는 구제금융 제공자가 아니다"라며 "결코 제2의 IMF는 되지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IMF가 아시아에서 러시아를 거쳐 라틴아메리카로 확산되고 있는 금융위기를 차단하기 위해 브라질에 총 3백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구조금융을 제공키로 한 것과 일본을 비롯한 서방선진7개국(G-7) 지도자들이 세계경제 회복을 위해 금리 추가인하 등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한 점 등은 성과로 꼽히고 있다.
또 회원국들은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위기에 있으며 선진국들이 금리를 인하, 개도국들의 외채부담을 덜어주고 수요를 촉진해야 세계경제의 침체를 막을 수있으며 현재 위기가 개별국가들이 독자적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는데 의견을같이했다.
이밖에 클린턴 대통령이 제안한 다자간개발은행 설립 등 세계금융위기 해소 및 확산방지대책은 주요 선진국들과 개도국들이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 앞으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