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울 테헤란로의 포스코 센터에서는 「99 한국건축문화대상(大賞)」수상작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사와 건설교통부가 공동 주최하는 이 대상전(大賞展)은 우리나라 최고권위의 건축문화 행사로서 올해가 8회째다. 전시회에는 지난 1년간 국내에서 준공된 건축물 가운데 설계나 시공 등에서 가장 빼어난 건축물이 선정, 전시돼 사진패널과 설계도로 관람객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한국건축문화대상」은 지난 92년 정부발주 공사의 부실시공 등으로 전국이 떠들썩할 무렵, 건축을 문화로 승화시켜 제대로 된 건축물을 후세에 물려주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그래서 대상전의 주제도 「인간중시」 「환경과의 조화」로 설정, 국내에서 준공된 전국의 모든 건축물들을 대상으로 삼았다. 「한국건축문화대상」은 이제 여덟해의 연륜을 쌓으면서 우리나라 건축문화상 가운데 가장 권위있는 시상제도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올해의 건축문화대상에는 모두 52점이 출품돼 본상에 7점(비주거 5점, 주거 부문 2점), 입상작에 18점(비주거 14점·주거 부문 4점)이 각각 선정됐다. 아쉬운 것은 최우수상인 대상작을 올해에는 뽑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작품의 수준은 전반적으로 향상됐으나 작품마다 다소간의 미흡한 점이 나타나 안타까움을 남긴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새 밀레니엄을 여는 올 대상전은 질적인 면에서 밝은 앞날을 예고한다며 내년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세계의 건축문화 흐름은 「한국건축문화대상」이 주제로 내세우고 있는 「인간중시」 「환경과의 조화」로 한결 경사(傾斜)돼가는 추세다. 콘크리트가 임립(林立)한 도시는 더이상 주거환경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다. 이같은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도시는 인간성이 상실된 몰(沒)개성의 콘크리트 숲이나 마찬가지다. 이 도시들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주어야 한다. 그 중차대한 책무를 바로 「한국건축문화대상」이 맡고 있는 셈이다. 수상작에 박수를 보내며 설계자와 시공자, 그리고 건축주의 노고를 치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