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전망] 버냉키 FRB의장 발언 수위에 촉각

이번주 글로벌 투자자들은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오는 18~19일 상ㆍ하 양원 청문회에 출석해 무슨말을 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의회에서 미국 경제 회복 속도와 금리 정책 전반에 관해 의견을 피력할 예정인데, 그의 발언 강도 여하에 따라 뉴욕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에도 역시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는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갈지가 관심사다. 뉴욕증시는 이번주도 2ㆍ4분기 어닝시즌이 이어지고, 특히 금융주의 분기영업 결과가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에는 인텔과 코카콜라, 존슨앤존슨(J&J)이 17일, JP모건과 화이자가 18일, MS가 19일, 씨티그룹이 20일 각각 실적을 내놓는다.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주 1만3,900선을 처음으로 돌파하는 등의 초강세를 보였다. 미국 기업들의 2ㆍ4분기 수익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보다 좋게 나올 것으로 보여 주식시장이 추가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주말은 GE가 작년 동기보다 10% 이상 늘어난 54억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하면서 증시급등을 이끌었다. 국제 원유가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글로벌 경제성장에 따라 원유수요는 급증하는 데 비해 생산량이 따라 늘지 않으면서 수급 불일치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날에 비해 1.43달러 상승한 배럴당 73.93달러를 기록했다. 유가의 불안은 이번 주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대가인 77.03달러를 기록한 것이 지난해 7월14일이었을 감안하면 여름철에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다는 패턴이 올해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의 유가 상승은 보다 구조적인 면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난해 이맘때의 유가 상승은 전쟁이라는 특수상황 때문이었다. 당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세 뿐 아니라 이란 핵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거부, 나이지리아 무장세력의 송유관 공격 등 지정학적 악재가 이중 삼중으로 겹쳤었다. 하지만 올해 여름의 경우는 아직 특별한 악재가 없는 상황이다. 단지 ‘드라이빙 시즌’ 등 여름철 성수기로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정유사들의 시설의 노후화로 생산이 줄어드는 수급상의 불일치 때문에 유가가 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유가 상승에 대해 원유시장 관계자들은 BP의 파이프라인 폐쇄 이후 셰브론과 코노코필립스의 북해 유전 생산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내년 국제 원유수요 2.5% 증가 전망을 내놓은 것을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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