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떠나 보낸 후 내가 겪었던 참담한 느낌을 다른 사람들은 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프리실라 그리피는 소아암 전문병원인 터프스 뉴잉글랜드 메디컬 센터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한다. 그녀는 죽음을 목전에 둔 아이를 보며 괴로워하는 부모들에게 아이들을 돌보는 요령을 가르치고 있다.
부모들이 소아암 말기 환자들에게 ‘삶과 죽음’의 의미를 설명해주면서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라는 게 그녀의 지론이다. 그녀는 지난 87년 세상을 떠난 12살짜리 아들 피터에게 죽음을 설명해 주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한다.
소아암 전문의 로렌스 울프 박사는 “소아암 말기환자의 경우 곧 뭔가 큰 일이 닥칠 것이라는 것을 느낀다”면서 “아이들을 막연한 불안감속에 방치하기 보다는 사실을 얘기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재키는 지난 90년 16살의 나이에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어머니는 재키에게 죽음을 설명해 줄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아직도 고맙게 생각한다. 재키는 ‘죽음은 그저 잠시 헤어져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이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골수이식수술을 위해 아껴둔 돈으로 장난감을 산 후 재키의 이름으로 병원에 기부했다.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아이들이 죽기 전에 죽음에 대해 설명해 준 부모들은 그 행위에 대해 전혀 후회하지 않는 반면 그렇지 않은 부모 가운데 27%는 아이들에게 죽음을 설명해 주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