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잘 안 느는 사람은 부지런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신현규(57ㆍ사진) 토마토저축은행 회장은 20년 전 골프채를 처음 잡아 입문 2년만에 ‘싱글 핸디캐퍼’가 됐다. 2년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일 오전6시면 빠짐 없이 연습장을 찾은 결과다. “한창 때는 지독한 안개 속에서 캐디가 일러주는 방향, 거리 정보만 따라 치면서 70대 타수를 낸 적도 있다”고 했다. 사업에서도 그의 근면함은 결실로 이어졌다. 조흥은행과 대우증권, 신한종금 등을 거친 신 회장은 지난 2002년 신한저축은행을 인수, 경기ㆍ인천 지역에 기반을 둔 현재의 토마토저축은행으로 재창업을 했다. 인수 당시 수신규모 1,000억원으로 전국 110개 저축은행 가운데 100위권이었던 이 업체는 4년 여만에 1조6,000억원 규모, 6위로 급성장했다. “철저히 발로 뛴 영업의 결과”라는 그는 “지금도 명절 때면 모든 임직원이 고객을 찾아가 정이 담긴 선물을 직접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지런히 최선을 다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은 골프와 사업과 인생의 공통점”이라며 ‘금융맨’ 답게 시간과 노력의 ‘투자’를 강조하며 노력 없는 욕심을 경계했다. 골프도 영업을 위한 일종의 ‘투자’였다. 종금 영업부 차장 때 골프를 시작한 그는 “첫 만남에서 골프 화제는 친근감을 높여주고 골프로 알게 된 고객은 지금까지 이어질 만큼 오래간다”고 말했다. 본부장 시절엔 종금사 서울 강남 본부장 중 실적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의 ‘비즈니스 골프’ 비결이 궁금했다. “계약은 골프코스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므로 업무 얘기는 피하면서 되도록 일을 잊고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기본원칙”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또 “골프에서 밀리지 않도록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춰야 하고 지난번 라운드 때 동반자의 ‘굿 샷’을 기억해주면 큰 효과가 있다”고 귀띔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29일 끝난 한국프로골프 SBS코리안투어 토마토저축은행오픈을 2년째 개최하고 프로골퍼 강지만(31)을 후원하는 등 골프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이는 이익 1% 이상을 경기도내 70개교 장학금 지급, 300여명 결식아동 돕기 등에 내놓는 나눔 경영과 사회 환원의 일환이기도 하다. 골프 꿈나무에 장학금을 지급하고 유망주 중심으로 골프단을 확대할 계획도 있다. “골프는 회사원에서 기업인으로 변신하는데 디딤돌이 됐다”는 그는 “인생과 닮은 골프가 대중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대회를 주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