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했던 북한의 핵실험이 현실화하면서 금융시장이 메가톤급 충격에 휩싸였다. 추석 연휴 이후 훈풍을 기대했던 주식시장은 ‘북핵 충격’이 개인투자자들의 ‘패닉’으로 이어지면서 폭락했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역대 최다 하락종목 수를 기록하며 8%나 떨어져 장중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외환시장 역시 북핵 충격파에 휩싸이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15원 가까이 급등(원화가치 급락), 한달여 만에 960대로 진입하는 등 극도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303.62포인트까지 밀리면서 1,300선마저 위협받다 전거래일보다 32.60포인트(2.41%) 하락한 1,319.40포인트으로 마감했다. 북한의 핵실험 소식을 접한 개인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년8개월 만의 최대 규모인 6,01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은 개인과 기관까지 매도에 나서면서 대폭락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48.22포인트(8.21%) 하락한 539.10포인트로 거래를 마치며 연중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특히 전체 상장종목의 30%선인 287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했고 스타지수 선물이 급락해 올해 여섯번째로 프로그램 매매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극심한 시장불안에 대응, 이날 오후6시를 기해 비상운영체제로 전환했다. 외환시장도 크게 출렁거렸다. 올 들어 줄곧 하락하던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달러화 대비 14원80전 상승한 963원90전으로 마감했다. 이날 환율 상승폭은 지난 2004년 이후 22개월 만에 최대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한명숙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 경제상황점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핵실험 관련 동향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하고 대책반 운영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