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韓明淑) 총리지명자가 2년여간 옥고를 치른 계기가 된 `크리스챤 아카데미' 사건은 유신체제 말기 중앙정보부가 조작한 용공서클 사건이다.
`크리스챤 아카데미'는 70년대 초반 한국 사회구조의 병폐를 양극화로 진단한강원용(姜元龍) 목사가 주도한 단체였다. 이 단체는 교육을 통한 사회적 갈등 중재자 육성을 목표로 노동자, 농민, 여성, 학생, 종교 등 다섯개 집단에 대해 집중적인교육을 실시했다.
한 지명자는 당시 소외여성에 대한 교육을 담당하는 여성부분 간사로 활동했다.
신인령(辛仁羚) 이화여대 총장, 이우재(李佑宰) 전 의원, 김세균(金世均) 서울대 교수, 장상환(蔣尙煥) 경상대 교수, 황한식(黃漢植) 부산대 교수, 정창렬(鄭昌烈) 한양대 명예교수도 이 단체의 간사였다.
이들의 교육을 받은 수강생들은 노조를 결성하는 등 당시 사회 분위기에서 상당히 이목을 끄는 활동을 벌이자 중앙정보부도 크리스챤 아카데미를 주시하게 된다.
중앙정보부는 결국 크리스챤 아카데미 간사들을 잡아들이고, 이들이 지하용공서클을 구성해 수강생들에게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부정하고, 사회주의 실현을 획책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산업사회교육 이수생이었던 민주노동당 최순영(崔順永) 의원도 당시 중앙정보부에 연행됐었다.
검찰은 중앙정보부가 가혹한 고문을 통해 조작한 증거를 토대로 이들을 반공법위반으로 기소했고, 법원도 이들의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한 지명자는 지난 2001년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에서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으면서 명예를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