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DNA는 다르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

생산기지 확충등 해외시장 공략 나서


'Global Excellence(세계 일류)를 통한 가치경영'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2007년 취임하자마자 이 같은 경영방침을 내걸고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비전을 실천해왔다. 대표이사 사장 시절부터 효성의 주력 핵심사업으로 타이어코드와 스판덱스, 중공업 부문을 선정, 역량을 집중 투입해 효성을 이끄는 3대 축을 구축하는데 성공한데 이어, 해외 생산 네트워크 확충을 통한 글로벌 기업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베트남에 타이어코드 공장을 설립하고, 터키와 베트남에 스판덱스 공장을 짓는 등 더욱 공격적으로 글로벌 생산기지 확충에 나섰다. 이를 통해 타이어코드 부문은 세계 1위의 자리를 한층 공고히 하게 됐고 스판덱스 또한 고가 시장인 유럽 지역 공략의 교두보를 확보하고 아시아 시장에서의 판매 확대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중공업 부문 역시 중국 내 3대 변압기 회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중국 남통에 새 공장을 세우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효성은 2009년 현재 전세계 총 21개의 현지 제조법인과 26개의 무역법인 및 사무소, 6,000여명의 현지 직원을 갖춰 글로벌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마련했다. 해외 제조법인에서 생산되는 금액만도 13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전세계에 불어닥친 경기침체에 대한 대비책도 진작에 마련해두었다. 그동안 공격적으로 확보한 해외의 영업 및 생산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을 세운 것. 이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과 전세계 고객에 대해 철저하게 분석, 이를 기반으로 품질향상을 통해 차별화된 제품을 더욱 늘리고 고수익 판매망을 구축해 신시장을 개발하고 수익성을 높일 것을 강조했다. 그는 미래의 성장동력이 될 신사업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탄소 저감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중이다. 이를 위해 풍력발전ㆍ태양광ㆍ재활용 섬유 등 각종 친환경ㆍ에너지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풍력발전의 경우 3MW급 해상용 풍력 터빈, 수출용 모델을 개발해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시장을 개척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상용 5MW 국책과제'의 주관기업으로 선정돼 풍력기기 국산화를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도 오는 2010년까지 세계 10대 풍력발전 설비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에도 지난 해 5월 한국 서부발전의 3MW급 삼랑진 태양광발전소 발전설비를 준공하고, 하반기 1.6MW급 자체 태양광 발전소를 완공시킨 데 이어 태양전지 분야 기술ㆍ개발(R&D)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섬유 부문에서도 버려진 어망 및 페트병, 원사 등을 재활용해 만든 나일론 원사 '마이판 리젠'과 폴리에스테르 원사 '리젠' 등의 친환경 소재가 최근 친환경 인증 전문기관인 컨트롤 유니온(Control Union)사로부터 GRS(글로벌 리사이클 표준ㆍGlobal Recycle Standard) 인증을 세계 최초로 획득했다. 효성은 지난해 전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매출 6조9,257억원, 영업이익 4,104억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오고 있다. 1ㆍ4분기 영업이익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2배에 달한 것. 재무건전성도 한층 강화돼 이달 중순에 기업 신용등급이 A+로 상향 조정되기도 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과감하게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한 이 부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큰 몫을 하고 있다는 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
■ 경영철학

CEO레터 통한 직원과 소통중시
"'레드퀸 효과(Red Queen effectㆍ생물체가 생태계 내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 열심히 능력을 키우지만 다른 경쟁 상대 또한 마찬가지로 진화하기 때문에 결국은 제자리에 머무는 것처럼 되는 현상)'가 기업생태계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모든 활동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모이면 남보다 앞서나가는 효성을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CEO레터'다.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그는 매달 사보와 이메일을 통해 전직원들에게 이 같은 'CEO레터'를 보내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에서 조직 구성원들이 의기소침해 있을 때 이 부회장의 편지는 직원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 "의지할 수 있는 선배 같고 옆 집 형 같다"며 그의 편지를 기다리는 직원들도 많다. 'CEO레터'를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향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누구든지 익명으로 피드백을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이를 통해 접수된 직원들의 의견을 경영에 적극 반영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COO(Chief Operating Officerㆍ최고운영책임자)로서 기업의 살림살이를 챙기는 과정에서도 소통을 중시하는 그의 스타일은 그대로 드러난다. 비용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운전자본의 감축, 인당 생산성 향상을 위한 방안 등을 해당 사업부 임원진들을 불러 함께 격의 없이 토론하고 논의한다. 여기서 나온 결과들은 즉각적으로 시행할 것을 지시하고 있으며,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도 꼼꼼하게 점검한다. 또 어떻게 하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조직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지, 우수한 인재를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등 수많은 과제를 놓고 항상 고민하고 관계자들과 난상토론을 벌이곤 한다는 것이 주위의 전언이다. He is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195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76년 서울대 섬유공학과 졸업과 동시에 효성물산에 입사, 말단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2002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효성맨'이다. 섬유산업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밀라노 지점장과 호주 시드니 지점장 등을 지내며 국제 섬유업계 동향을 익혔다. 또 효성물산 기획실과 시장개척실, 사업개발실 등을 거치며 다양한 업무경험을 쌓았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효성물산이 자금난에 빠졌을 때 재무담당 임원을 자청해 은행 문 앞이 닳도록 드나든 끝에 금융권 지원을 이끌어내 회사를 정상화 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그 공로를 인정 받아 1999년 전무 승진과 함께 회장 비서실장으로 발탁됐고 2001년에는 전략본부장을 맡아 구조조정 등 그룹 현안을 총괄했다. 2002년 ㈜효성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2단계 승진하며 신설된 '최고운영책임자(COOㆍChief Operating Officer)'를 맡았다. 2007년 초 부회장으로 다시 승진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