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이건희 전 회장, 정몽구 회장, 구본무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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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길지 않은 신년 연휴 동안 자택에서 올 경영계획 등 신년 구상을 한 후 본격적인 경영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특별사면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자택에서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에 대한 계획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삼성그룹 측은 "이 전 회장이 한남동 자택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계획 등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 전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과 함께 오는 7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2010년 가전쇼(CES)'에 참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특별사면 직후 출장길에 오르는 것은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어 외부 공식행사 참석 시기를 신중히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은 바로 충남 당진에 내려가 5일 화입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는 현대제철 일관제철 사업의 막바지 공정을 진두지휘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 성탄절 연휴에도 만사를 제쳐두고 당진을 찾았다. 정 회장이 이처럼 발로 뛰는 것은 일관제철소가 지난 30년간 그룹의 숙원사업이었던 동시에 그룹의 신성장동력이기 때문. 현대제철의 일관제철 사업이 시작되는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원재료부터 완성차까지 모든 과정을 그룹 내에서 처리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완성차 업체가 된다.
한편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자택에서 신년 구상에 몰두할 예정이다. 신정을 쇠는 LG그룹은 매년 충남 천안시에 있는 구자경 명예회장이 큰 아들 구본무 회장의 한남동 집으로 올라오면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구본준 LG상사 부회장, 구본식 희성전자 사장 등 온 가족이 모여 차례를 지낸다.
LG의 한 관계자는 "올해도 연초에는 가족과 함께 지내며 내년 경영을 어떻게 할지 신년 구상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연초 자택에서 신년 구상을 한 뒤 1월 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다. 세계경제 흐름과 새로운 성장동력 등에 대한 해법을 포럼에서 얻기 위함이다. 세계경제포럼에서는 특히 SK가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이나 그린산업 등에 대한 토론이 많이 진행되기 때문에 최 회장은 이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SK는 올해 중국통합법인을 설립하는 등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굵직한 사업들이 계획돼 있다.
이밖에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신년 초 아시아권 제철소 프로젝트 완성에 매진할 예정이다. 인도는 물론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제철소가 '글로벌 포스코'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격호 롯데 회장도 1월 초에 한국에 들어와 계열사의 업무보고를 받으며 경인년 새해를 시작할 계획이다. 서울 롯데호텔 집무실에서 그룹 경영현안과 사업보고를 받으며 경영구상에 몰두할 예정이다. 신동빈 부회장도 새해 휴일에 한남동 자택에 머물며 그룹 경영현황과 신년 사업계획을 구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