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간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전자상거래의 시대가 다가왔다. 첨단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 가장 크게 덕을 볼 사업은 무엇일까. 그중의 하나는 아이러니칼하게도, 전통적인 배달운송업이다.인터넷 쇼핑몰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려면 좋은 물건을 1원이라도 싸게 팔아야 한다. 가까운 동네 편의점이나 물건 많은 백화점을 제쳐 놓고 인터넷 쇼핑몰을 굳이 찾는다면 「싼맛」 때문이다. 싸면서 「비지떡」이어서도 안된다. 믿을 만하다, 안심할 수 있다는 인상을 줄 만큼 품질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싸고 좋은 물건만 판다고 다는 아니다. 약속한 배달시간에 도착하지 않거나 엉뚱한 물건, 부서진 물건이 배달된다면 다시는 그 쇼핑몰을 찾지 않는다.
배송업은 초기 전자상거래 단계에선 인터넷 쇼핑몰의 경쟁력을 결정적으로 좌우한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했다는 인터넷기업 아마존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은 바로 배송 등 물류비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 쇼핑몰이 각광받으면서 신규 사업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졌다. 한번 고객을 잃고 나면 결국 도태되고 만다. 신뢰를 쌓아야 살아남는다.
소비자들은 이곳저곳 쇼핑몰을 찾아다니면서 가장 싼 물건을 찾기 마련. 쇼핑몰 사업자들은 고객을 끌기 위해서라도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물건값은 바닥이 있다. 당연히 이윤이 박해진다. 결국 배송비를 줄이거나 배송을 통한 고객만족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교보문고 북클럽(WWW.KYOBOBOOK.CO.KR)의 경우 하루 1,200여건의 박스를 전국으로 보낸다. 1건당 평균 비용은 3,000원. 책 1권을 포장한다면 배송비가 절반 가까이나 차지하는 셈이다. 북클럽의 이영조 과장은 『매출액의 평균 10% 정도가 배송비』라고 말한다.
교보 북클럽은 배송비를 한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종로서적, 영풍문고 등과 연합을 맺었다. 공동으로 하나의 택배업체를 지정, 1건당 배송비를 낮추기 위해서다. 그래도 서점들의 부담은 여전히 크다.
팔리는 물건이 워낙 적다 보니 요금 결정권은 택배업체가 쥐고 있다. 택배업체인 현대물류의 정혜승 대리는 『전체 배송 물량중 인터넷 쇼핑몰이 차지하는 것은 5%도 안된다』고 말한다. 인터넷 쇼핑몰이 택배업계의 매출 발생에 기여하는 것도 한달 3억~4억원 수준에 불과한 형편이다.
쇼핑몰 사업자들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배송의 절대규모가 작다보니 코스트 절감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또 배송시장이 작다보니 인터넷 쇼핑몰과 직접 관련된 택배시장이란 것도 아직 유치한 수준이다.
그러나 곧 인터넷 배송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클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인터넷 쇼핑몰시장은 현재 4개월마다 2배씩 커진다. 이 추세라면 3~4년 후엔 현재의 케이블TV 쇼핑시장을 앞지르게 된다. 이 성장속도는 인터넷 배송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앞으로 그때를 대비, 인터넷 배송시장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광역 배송 네트워크 구축, 코스트를 최소화하고 배송속도를 단축하기 위한 최적화 모델 개발 등이다. 그 숙제를 푸는 과정에서 배송사업은 또 다른 인터넷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병도 기자 D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