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투신사들의 시장 잠식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투신권 전체 수탁액은 급감, 국내 투신사의 설 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투자신탁협회가 발표한 `2003년 투자신탁 통계`에 따르면 전반적인 수탁액 감소 속에서도 외국계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운용사들의 설정액은 지난 2002년 말 11.4%에서 지난해 말에는 19.7%로 무려 8.3% 포인트나 높아졌다. 여기에 대주주가 푸르덴셜인 현투운용과 제투운용을 합칠 경우 외국계의 점유율은 34.4%로 늘어난다.
특히 설정액이 증가한 상위 5개사 중 3개사가 외국계였다. 지난해 새로 설립된 농협CA투신운용이 3조8,700억원의 수탁액을 기록했고, 랜드마크투신운용과 맥쿼리IMM투신운용이 각각 전년대비 34.91%, 31.73% 늘었다.
국내사들은 전체적인 수탁액 감소 속에 동원투신과 미래에셋투신이 각각 24.17%, 19.90% 증가해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투신권 전체 수탁액은 지난해 말 145조3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조1,380억원(16.7%)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는 29.2%나 상승했음에도 투자원금의 회복에 따른 환매 및 이익실현 등으로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5조2,140억원(19.5%)나 감소했다.
또 주식형펀드의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선호 현상 등으로 주가지수연계증권(ELS)펀드 등을 대체 투자처로 선택, 이 자금이 채권형으로 분류된 것도 주식형펀드 감소의 또 다른 이유로 작용했다. ELS펀드는 지난 한해 동안 무려 3조9,930억원이 팔려 전체 투신권 설정액의 2.75%를 차지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