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현대·미도파 등 국내 유명 백화점들이 신년맞이 할인특매와 경품행사를 경쟁적으로 실시하면서 입점·납품업체들에게 경품으로 제공할 물품을 협찬하라고 강요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일부 백화점들은 또 입점업체 판촉사원이 중앙계산대의 금전수납 보조, 포장, 물품하역 등 백화점의 고유 업무를 돕도록 했으며 납품업체의 제품을 부당 반품했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월26일부터 2월8일까지 수도권 및 광역시 소재 15개 유명백화점을 대상으로 불공정 거래행위를 조사한 결과 13개 백화점이 경품·광고비용의 입점·납품업체 전가, 판촉사원 파견 강요 등 8개 유형의 불공정 거래행위를 한 사실을 적발하고 모두 9억5,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적발된 백화점은 롯데(적발건수 3건), 경방필(〃), 세이(〃), 동양(2건), 미도파(〃), 애경(〃), 신세계(이하 1건씩), 현대, 삼성프라자, 그랜드, 갤러리아, 대구, 뉴코아 등 13개사다. ◇경품·광고비의 협력업체 전가 = 공정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백화점들의 불공정 거래행위 중 경품·광고비를 중소 입점·납품업체에 전가하는 사례가 전체 적발건수 22건 중 8건으로 가장 많았다. 신세계·미도파·경방필·세이·애경·현대·뉴코아백화점은 비용분담에 대한 사전 협의도 없이 경품, 판촉행사 및 광고비 등을 행사가 끝난 후 청구하거나 판매대금에서 공제하는 횡포를 일삼았다. 현대백화점은 협력업체가 경비를 부담하는 신문광고에 자신의 기획상품 광고를 삽입 게재하다 공정위 조사기간 중 반환하기도 했다. ◇판촉사원 파견 강요 = 롯데·삼성플라자·대구백화점은 입점업체 판촉사원이 중앙계산대의 캐셔보조 및 포장, 물품하역 등 백화점의 고유업무에 종사하도록 강요하다 적발됐다. ◇부당한 표시·광고 = 롯데백화점은 할인특매 이전과 같은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면서도 마치 특별하게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처럼 「초특가」라고 표시·광고해 소비자들을 현혹시켰다는 판정을 받았다. 백화점들은 이외에도 서면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의무를 다하지 않거나 직매입상품을 재고과다, 시즌종료 등을 이유로 납품업자에게 부당하게 반품해 중소 입점·납품업체들을 괴롭혀 온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위는 이들 13개 백화점들에 대해 법위반 정도에 따라 과징금, 법위반 사실 신문공표, 경고 등의 조치를 내렸다. 과징금은 롯데백화점이 4억6,900만원으로 가장 많다. 공정위는 매년 반복되는 백화점의 불공정 거래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처벌강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박동석 기자 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