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아토피성 피부염에 대한 소개를 통해 알레르기성 질환은 증상부위와 상관없이 신체의 방패역할을 하는 면역체계가 이상반응을 보이는 결과로 야기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현재의 질병 중에서 인류가 난치병으로 분류되고있는 질환(예를 들면 알레르기 비만 암 당뇨 류머티즘 루프스 AIDS 등)의 상당수가 면역체계 이상으로 기인되고 있으며 이러한 인체 면역체계 이상으로 오는 질환의 치료법은 21세기 인류가 해결해야 될 과제 중의 하나이다.
한의학은 서양의학과는 출발이 다르다. 보이는 현상에는 내면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한 변화를 필연적으로 갖고 있다는 믿음이 기본이다. 즉 표(表)면의 변화는 이(裏)면 변화의 결과로 기인한다는 것이다. 인체도 보이지않는 기운의 움직임으로 인해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이러한 사고는 기존 서양의학에서 난치병으로 분류된 면역질환을 해결하는데 유용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면역체계는 생명체에서 발현되는 총체적인 자기방어기전이며, 이는 매우 사람마다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동양의학적 사고와 체질의학이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침 치료야말로 보이지않는 기운을 움직이는 한방의 대표적 치료법이다. 이전엔 침치료가 인체 면역체계의 작용한다는 것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갖고있는 학자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선진국의 대학면역연구소에 국내 한의사들의 진출이 많아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침치료를 통해 면역활성물질이나 사이토카인 등의 변화에 대한 실험적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올해 본원과 경희대한의대 연구실과 공동으로 침치료와 면역글로브린(Total IgE)과의 상관 관계를 검증해본 연구가 있었고, 이 실험에서 `족삼리`의 단일 혈자리의 자극만으로도 면역글로브린 E의 뛰어난 억제효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렇듯 인체 내에는 보이지않는 기운들의 변화가 끊임없이 존재하고있으며, 이런 기운의 조절로 인체 밖에 드러나있는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생명현상은 단순한 화학물질의 변화로써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정ㆍ기ㆍ신ㆍ혈의 조화 속에 생명력을 지켜나가는 것이다. www.chungnoi.co.kr
류재규ㆍ청뇌한방병원장ㆍ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정회원
<한기석기자 hank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