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형진 美 변호사

“한국 사람들은 국제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감정이 너무 앞서기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형진 미국변호사는 국제적인 법률문제에서 최대한 실리를 찾기 위해서는 해외 문화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현재 미군 여중생 사망사건 대책위가 미군 지휘관과 장갑차ㆍ통신장비 회사 등을 상대로 준비하고 있는 민사소송과 관련, 대책위에 법률자문을 하고 있다. 그는 “여중생 사건의 경우에도 항의 방문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한 결과 미국 내에서 동정여론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차분히 소송을 진행하며 미국의 양심에 호소한다면 좋은 결론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미국에서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로 활동하다 국내에 돌아와 크고 작은 국제협상에서 한몫하고 있다. 지난 98년부터 외교통상부에서 법률자문을 하면서 한미투자협정과 스크린쿼터ㆍ쇠고기ㆍ자동차 협상 등에 관여했다. 현재는 법무법인 정세에 몸담고 있으며 국제법률경영대학원(TLBU)에서 WTO와 전자상거래법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그는 저작권과 특허권 분야에도 해박한 법률지식을 갖고 있다. 김 변호사가 저술한 미국상표법은 사법연수원 교재로 사용될 정도로 명성이 높다. 특히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등과 관련된 이른바 `사이버 로우`(Cyber-Law) 분야에서는 몇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다. 김 변호사는 “법률 분야에서 한국은 항상 선진국을 따라가는 입장이었지만 인터넷이 최고로 발달한 나라인 만큼 사이버 로우에서만은 국제학계를 주도할 수 있다”며 “학문적인 진전을 위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게임산업연합회의 고문변호사로 해외 저작권 문제와 온라인게임 사전등급제 등에 관해 회원사에 자문하고 있다. 지난해말에는 문화컨텐츠 산업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문화관광부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김한진기자 siccu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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