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日후지쓰·히타치·NEC공동 리눅스 새 운영체제 만든다

미국의 IBM이 일본의 후지쓰, 히타치, NEC와 공동으로 리눅스에 기반한 엔터프라이즈급 서버용 운영체제(OS)를 개발하기로 했다.일본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은 30일 이들 4개 기업이 500여명의 기술자를 투입 2002~3년 실용화를 목표로 리눅스를 이용한 기업용 서버의 운용체제를 개발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미 오레건주에 있는 IBM의 연구센터를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며, 금융결재 등 기업들의 기간업무(mission-critical)를 담당하는 서버에 사용할 수 있는 운영체제를 개발한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그 동안 소규모 전자상거래 등 중소기업용 운영체제인 리눅스가 365일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을 필요로 하는 엔터프라이즈급 서버에 사용될 수 있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유닉스 계열의 서버가 주도권을 장악한 이 시장의 판도 변화도 예상된다. ◇리눅스, 엔터프라이즈급으로 업그레이드=이번 합작개발은 리눅스를 엔터프라즈급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기존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윈도 등을 대체하기 위해 무료로 개발, 배포되고 있는 리눅스는 아직 기업용 서버의 운영체제로 사용하기에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NEC의 대변인도 이날 "리눅스가 그동안 크게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용 서버에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이지 못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리눅스 최신 버전인 커널 2.4가 엔터프라이즈급 서버에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기업의 전산 담당자들은 아직도 리눅스 채택을 꺼려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엔터프라이즈급 서버 개발을 통해 리눅스의 시장성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정보기술 전문 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리눅스는 전세계 서버의 24%에서 사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눅스 판매를 통한 매출은 총 시장규모 중 1%에 불과하다. 이는 리눅스 사용자들이 대부분 거의 공짜라는 점 때문에 이를 서버로 사용하는 영세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가 높은 엔터프라즈급 운영체제로 사용될 때만이 리눅스의 시장성은 확보 될 수 있다. ◇IBM, 시장주도권 확보=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리눅스 운영체제 개발을 통해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등에 내줬던 서버시장 주도권도 되찾는다는 IBM의 전략도 이번 발표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메인 프레임을 주력으로 하던 IBM은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등이 유닉스을 출시하면서 기업용 서버시장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이 시장 탈환을 원하는 IBM에 그 동안 직ㆍ간접적으로 리눅스 개발자들을 지원해 왔으며, 이번 운영체제 개발을 계기로 본격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관련 업계는 이에 따라 IBM이 안정적인 엔터프라이즈급 리눅스 운영체제를 개발한다면 IBM을 비롯한 리눅스 진영과 선 마이크로시스템스를 선두로 한 유닉스 진영의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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