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명박 등 한나라당 대선주자 진영에서 7ㆍ26 재ㆍ보선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번 재ㆍ보선의 돌풍을 일으킨 민주당의 ‘반노(反盧)-비(非)한나라’ 전선의 역풍이 한나라당의 대선 전략인 ‘범우파 결속’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겉으로는 여권 심판론과 자성론을 함께 내세우고 있다. 강재섭 대표는 27일 “이번 선거는 국민이 열린우리당에 대한 심판을 내린 것이고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경고를 한 것”이라며 “자강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속사정은 복잡해보인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서울 성북을에서 단순히 한 석 잃었다기보다 조 전 대표가 새 구심점으로 ‘컴백’한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표측 관계자는 “조 전 대표가 선거를 통해 ‘합리적 보수’로 평가 받은 것으로,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새로운 대안 세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가까운 한 의원도 “뉴라이트 진영에서 조 전 대표를 지원했다는 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며 “조 전 대표가 민주당을 장악한 뒤 향후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잠재적 지원 세력을 잠식해 들어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획통으로 꼽히는 한 의원은 “이번 재ㆍ보선에서 뉴라이트 진영에 속한 인사 한 명 정도를 공천했더라면 그들이 조 전 대표를 지원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당내 전략과 기획의 부재”라고 우려했다. 이런 기류에 따라 박근혜-이명박 등 당내 양대 대선주자 진영은 ‘책임 공방’ 등 충돌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양측은 “이번 대결은 조순형이라는 거물과 최수영이라는 신인의 대결로, 인물의 차가 워낙 컸다. 누가 누구를 탓할 문제가 아니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