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전문 프랜차이즈 김경하 도레도레 대표 인터뷰

생뚱맞은 곳에 케이크 전문점? 도시재생 돕는거죠
유동인구 없는 노후 지역부터 살펴
부산 청사포점, 어촌마을에 터 잡아
재개발식 하드웨어적 접근 벗어나 소프트웨어적 도시재생 실천한 것


“이미 상권이 형성된 곳에도 입점은 하지만 그것보다는 ‘이런 곳에 매장이 왜 있지?’ 싶을 정도로 생뚱맞은 곳에 들어가는 것을 훨씬 좋아합니다.”

케이크 전문 프랜차이즈인 ‘도레도레’의 김경하(31·사진)대표는 11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매장 위치 선정 방식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31살의 젊은 나이에 24개 매장에서 연간 1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김 대표. 그는 케이크와 쉽게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는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출신이다. 얼핏 전공과 상관없어 보이는 분야에서 창업한 것처럼 보이지만 학생 시절 배웠던 도시공학 관련 지식들은 도레도레를 운영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그는 “대학생 시절 도시 계획과 설계를 공부해서 그런지 남들이 좀처럼 들어가지 않는 지역에 입점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그 지역을 재생시키는 데 관심이 많다”며 “실제로 유동인구가 없는 곳, 노후화된 곳,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곳을 일부러 찾아다니며 매장이 입점할 곳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달 새롭게 문을 열게 되는 도레도레의 부산 청사포점도 이런 방식으로 위치를 정했다. 청사포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아직까지 물질을 하는 해녀들이 남아있는 어촌 마을이다. 횟집이나 카페가 몇 군데 있긴 하지만 케이크 전문점이 들어서기에는 어색한 위치다.

처음 진출하는 부산에서 이렇게 외진 곳에 입점하는 이유를 묻자 “부산에 직접 내려와서 해운대구에 있는 바닷가를 다 뒤져 개발이 덜 된 곳을 찾았다”며 “낚싯배를 잡아주는 사무실이 들어서 있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매장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롭게 들어가는 부산뿐만 아니라 이미 문을 연지 꽤 지난 하남과 강화도의 도레도레 매장도 상권 형성이 되어 있지 않은 곳을 일부러 찾은 경우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장사가 전혀 되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하나 둘씩 찾아오더니 지금은 도레도레를 중심으로 그 지역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새로운 입점 시도는 비단 도레도레만의 모습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완성되진 않았지만 가로수길이나 이태원에 위치한 몇몇 업체들도 중심 상업지가 아닌 수도권이나 지방의 상권 형성이 덜 된 곳에 매장을 열 계획을 가지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도시재생은 한 지역을 일괄적으로 재개발·재건축하는 하드웨어적인 접근으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새로운 것을 찾아다니는 최근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는 리테일을 통한 소프트웨어적인 도시재생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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