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제도준비이사회(FRB)가 사모펀드의 은행 지분 보유 비율을 확대키로 했다. 이는 금융위기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은행들에 돈줄을 열어 놓겠다는 취재로 해석된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FRB는 사모펀드, 국부펀드, 헤지펀드 등 소액 투자자의 금융기관 지분 확보 비율을 완화하는 내용의 규정을 만들어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대주주가 아닌 경우의 사모펀드 은행지분 보유 상한선(우선주 포함)은 25%에서 33%로 확대된다.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의 매입 한도도 종전 9.9%에서 15%로 늘어난다. 이번 조치로 은행 지분참여의 규제 완화를 주장해온 사모펀드들이 지분 확대를 위한 날개를 달게 됐다.
이 가이드 라인은 은행 지분을 소유하기를 원하지만 '은행지주회사'가 돼 까다로운 규정에 종속되기를 원치 않는 투자자들에게 투자 한도를 늘린 게 핵심이다. FRB는 오랫동안 펀드등의 은행 지배력이 필요 이상 커지지 않도록 규제해왔지만, 당면한 금융권 위기로 인해 입장을 일부 선회케 됐다.
FRB는 또 은행 주주로 참여한 펀드가 지명할 수 있는 이사회 의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FRB는 소액 투자자들이 보유할 수 있는 이사회 의석을 2석 내외로 하는 내용의 초안을 내놓았다.
FRB는 "펀드 등이 이사회에 독자적인 대표를 보내도록 할 방침"이라며 "소액 투자자들도 은행 경영진에게 배당 등 각종 정책에 대해 의사를 개진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RB는 '지배 지분'의 기준을 사실상 임의적으로 판단해 왔고 사모펀드는 이 같은 기준 적용을 피하려 노력해 왔다"며 "이번 규제 완화는 사모펀드나 기타 투자회사의 금융기관 투자를 촉진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칩 맥도널드 존스데이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는 "이번 조치가 '대변혁'은 아니더라도 FRB의 입장이 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모펀드들의 올 상반기 은행권 투자 규모는 부실 자산의 대거 매입으로 인해 역대 최고인 3,244억 달러 규모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