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도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개발가능면적 임야 빼면 36% 그쳐

<上>곳곳에 그린벨트…기형개발 우려
규모있고 짜임새 있는 사업추진 어려워
그린벨트에 농작물 재배·무허가건물 난립도
개발계획 변경등 혼선·국고낭비 가능성

말굽자석 모양의 명지지구 항공사진. 지구 안쪽이 그린벨트 지역으로 현재 대파 재배지와 비닐하우스 등이 들어서 있다. 그린벨트 문제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짜임새있는 개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겉도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개발가능면적 임야 빼면 36% 그쳐 곳곳에 그린벨트…기형개발 우려규모있고 짜임새 있는 사업추진 어려워그린벨트에 농작물 재배·무허가건물 난립도개발계획 변경등 혼선·국고낭비 가능성 부산=김광현기자 ghkim@sed.co.kr 말굽자석 모양의 명지지구 항공사진. 지구 안쪽이 그린벨트 지역으로 현재 대파 재배지와 비닐하우스 등이 들어서 있다. 그린벨트 문제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짜임새있는 개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이 겉돌고 있다. 당초 경제자유구역(EFZ) 지정이 급조돼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측면도 있지만 인천ㆍ광양경제자유구역과는 달리 지나치게 많은 그린벨트ㆍ임야 등을 떠안은 채 기형적으로 지정돼 개발면적이 턱없이 부족, 규모있는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자유치 실적도 미미하고 양 시ㆍ도 파견공무원제도의 후유증까지 겹쳐 업무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3회에 걸쳐 문제점을 짚어본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104.98㎢ 가운데 실제로 개발 가능한 면적은 36%(37.79㎢)에 불과하다. 그린벨트ㆍ임야 등의 면적이 훨씬 크다보니 짜임새있는 개발사업을 추진하기엔 개발면적이 턱없이 부족하다. 반면 대부분이 매립지로 조성되는 인천EFZ(209㎢)과 광양EFZ(90.4㎢)는 전체 면적 모두가 개발 가능하다. 부산진해EFZ의 개발면적이 인천EFZ의 1/5도 안되고 광양EFZ의 42%에 불과한 셈이다. 지난 23일 ‘경제자유구역의 지정ㆍ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과 부산시 등이 제기한 EFZ 내 그린벨트 해제는 반영되지 않아 이 같은 문제점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더욱이 그린벨트ㆍ임야 등으로 인해 개발사업이 기형적으로 추진될 우려를 낳고 있다. 부산진해EFZ을 대표하는 국제업무시설 등이 들어설 명지지구는 ‘말굽자석’ 모양새를 띠고 있으며 인근 미음지구는 가느다란 ‘아령’ 모양과 흡사하다. 명지지구는 오는 2013년까지 사업비 2조5,000억원을 투입돼 446만여㎡의 부지에 인구 6만2,000명을 수용하는 국제 신도시가 조성되는 등 간판 역할을 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지구 중앙에 그린벨트 192만여㎡가 자리잡고 있다. 문화재보호구역 등으로 인한 녹지 등을 포함하면 개발면적은 전체면적의 35% 정도에 불과하다. 이 정도의 개발면적으로 ‘부산진해EFZ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게다가 그린벨트에는 현재 대파 등 농작물이 재배되고 있으며 개발을 염두에 두고 비닐하우스 등이 하나 둘씩 들어서고 있다. 이대로 개발이 이어진다면 국제신도시 코 앞에 거름 냄새가 풀풀 풍기며 여기저기 어지럽게 늘어선 무허가 건물들과 ‘공존’하는 기괴한 풍경이 연출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 곳은 도로보다 4~5m 낮은 저지대여서 명지지구가 개발될 경우 배수장애로 인해 침수 등 재해가 발생할 우려마저 안고 있다. 미음지구는 길게 수직으로 세운 아령 모양. 오른쪽에 자리잡은 그린벨트가 지구 전체 면적과 비슷해 명지지구 못지 않게 문제가 심각하다. 명지ㆍ미음지구 개발사업이 완료되는 시점에 사업상의 이유로 그린벨트를 편입하려고 해도 지가 폭등으로 엄청난 보상비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개발사업 초기에 그린벨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나중에 더 큰 국고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그린벨트 해제의 대안으로 그린벨트에 특정시설 행위허가를 할 수 있는 ‘개발제한구역 지정ㆍ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시행령 13조(건축물 또는 공작물 종류와 건축, 또는 설치의 범위)에 ‘경제자유구역 관련 시설’을 추가하는 방안을 건설교통부와 협의 중인데 이게 성사되면 그린벨트에 금융기관, 외국 병원ㆍ대학교, 국제기구, 연구개발시설을 유치할 수 있게 돼 다소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사업 시행을 맡고 있는 한국토지공사 관계자는 “중앙부처 관계자들이 명지지구 등을 자주 방문해 그린벨트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현재 그린벨트 등을 제외하고 개발계획안을 짜고 있어 나중에 개발계획 변경 등 혼선이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입력시간 : 2007/11/2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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