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다윗’ 전술 효과

이라크군이 남부 거점 도시에서 게릴라전을 통해 미ㆍ영 연합군에게 피해를 입히며 `다윗과 골리앗` 전술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개전 이후 연합군에게 이렇다 할 저항을 못하던 이라크군은 후세인 대통령의 특수부대 `사담 페다인`을 주축으로 움카스르, 바스라, 나시리야 등 남부 도시에서 게릴라전을 감행, 연합군측에 큰 타격을 가하고 있다. 주로 민간인 행세를 하거나, 투항하는 척하다가 연합군의 허를 찔러 공격하는 이들은 거인 `골리앗`을 돌로 처 죽인 `다윗`에 비유되고 있다. 이들은 연합군 공격 개시 이전부터 남부 거점 도시들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져, 이라크가 정규군과는 별도로 특수 부대를 통한 게릴라전을 주요 전술로 채택했음을 짐작케 한다. 페다인 병사들은 연합군의 부대 이동시 선두의 중무장 장비와 병력을 뒤따르며 보급ㆍ정비를 담당하는 지원 병력의 전투력이 취약한 점을 이용, 이들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연합군은 24일 이라크 제2도시인 바스라를 점령하지 못한 채 게릴라들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영국군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에는 미군 제3보병사단 산하 정비 중대 병사들이 나시리야 인근 대공포대에 보급품을 지원하기 위해 나섰다가 이라크군에 포위돼 사살되거나 포로로 잡히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이번 전쟁에 참여한 미ㆍ영 연합군은 30만명으로, 지난 1차 걸프전 당시 다국적군 70만 병력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이마저도 미 해병대나 공중강습부대 등 경무장 병력의 비중이 적지 않아 연합군이 고전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남부 도시들에서의 전투는 이번 전쟁의 일부분일 뿐이라면서, 북부와 서부에서도 지상전이 본격화될 경우 전쟁 양상이 또 어떻게 펼쳐질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어, `다윗과 골리앗` 전술의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주목된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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