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지역번호 변경 대혼란

전화지역번호 변경 대혼란기업들 팩스 입력번호 다시세팅 / 해외바이어에 일일히 전화 안내 하기도 시외전화 지역번호 변경 후 기업과 관공서가 정상업무에 들어간 첫 날인 3일 바뀐 전화번호로 업무처리에 애로를 겪는 사례가 잇달아 무더위에 짜증을 더하게 했다. 직장인들은 지역번호를 꼭 눌러야 하는 휴대전화의 번호를 다시 입력하느라 출근 직후부터 분주했으며 일부 기업의 경우 팩시밀리의 주요 거래처 전화번호를 다시 입력하느라 담당직원이 오전시간 내내 매달려야 했다. 특히 해외거래처를 가지고 있는 기업의 경우 일일이 전화를 걸어 바뀐 전화번호를 안내 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경기도 수원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최관형(56) 사장은 『미주에 있는 거래업체에 바뀐 전화번호를 알려주느라 현지시간에 맞춰 집에서 새벽부터 전화기에 매달렸다』며 『전화번호같이 중요한 것을 변경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홍보에도 미흡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의 ○○학원 송양빈(35) 원장은 『부천지역은 시외전화 지역번호가 종전과 같이 032인데도 불구하고 한국통신에서 홍보를 잘못해 경기도 지역번호인 031로 전화를 거는 사례가 있다』면서 『이로 인해 학원수강을 원하는 문의전화가 잘못 연결될 것 같다』며 걱정했다. 또 114안내원들도 지역번호를 안내하느라 하루종일 진땀을 뺐다. 경기지역의 한 안내원은 『지역번호를 문의하는 전화가 평소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며 『같은 광역권 내의 지역은 지역번호를 누르지 않아야 통화가 됨에도 불구하고 잘못 알고 번호안내를 받아 전화를 걸고 나서 통화가 안된다고 호통치는 고객도 상당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밖에 인터넷 이용자들도 상당한 혼란을 겪었다. 인터넷을 접속하는 우리나라 가정의 대부분이 전화접속 모뎀을 사용해 이전 지역번호로 접속했다가 영문도 모르고 접속에 실패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한 네티즌은 『컴퓨터에 자동접속으로 입력해 놓은 채로 인터넷에 연결을 시도 했으나 계속 접속이 안돼 지역번호 변경이 됐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전화번호 같이 시민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좀 더 홍보를 철저히 했으면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이날 오전11시 현재 무심코 옛 지역번호를 눌러 자동안내시스템에 연결된 사례는 전체 도간(道間)통화 가운데 15%에 달했다. 한국통신 관계자는 『2년 전부터 지역번호 변경을 알리고 6월 들어 집중적으로 홍보했으나 국민들이 실시 시기를 잘못 알고 있는 사례가 많은 것 같다』며 『그러나 200만건을 수용할 수 있는 안내방송을 통해 잘못 건 전화번호도 곧바로 정정해줘 큰 혼란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최석영기자SYCHOI@SED.CO.KR 입력시간 2000/07/03 20:14 ◀ 이전화면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