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관의 제왕절개 분만율이 적게는 5%대에서 많게는 70%대로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에 따라 제왕절개 분만율이 낮은 의료기관을 공개해 자연분만을 유도해나가기로 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상반기 분만에 대한 건강보험을 청구한 1,247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제왕절개 분만율이 낮은 179곳을 선정,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 공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제왕절개 분만율이 가장 낮은 곳은 서울 성북구의 한 산부인과의원으로 5.2%에 불과한 반면 경남 밀양의 한 요양기관은 제왕절개 분만율이 무려 72.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보험관리과의 한 관계자는 “이번 명단 공개는 제왕절개를 원치 않는 산모가 제왕절개 분만율이 낮은 의료기관을 찾도록 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며 “제왕절개 분만율이 높은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개선노력을 당부하며 집중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제왕절개 분만율은 38.1%로 2003년 상반기보다 0.1%포인트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제왕절개 분만율이 높은 미국의 27.6%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OECD 가입국의 경우 대부분 10~20%대에 머물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의 제왕절개 분만 권고율은 5~15%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99년 제왕절개 분만율 41.4%를 기록한 뒤 매년 조금씩 낮아지고 있지만 최근 들어 감소세가 주춤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제왕절개가 산모와 아기 건강에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성행하는 이유로는 고가 진료비를 겨냥한 의료기관의 행태와 만혼 풍조 등이 지적되고 있다.
심평원의 한 관계자는 “전체 산모 가운데 3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2003년 9.7%에서 지난해 16.7%로 크게 늘어났다”며 “고령 산모의 비율이 2003년과 같았다면 지난해 제왕절개 분만율은 36.2%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