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90년대 해외진출에 적극적이었던 일본 기업들이 최근 경쟁심화 등으로 속속 해외법인을 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해외사업활동 기본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0년 회계연도(1999년 4월~2000년 3월) 기간에 사업을 철수한 일본의 해외 현지법인은 모두696개사로 전년도에 비해 80％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93년 해당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같은 기간 해외 신규진출 기업수인 367개사의 두배에 육박하는 것이다. 전체 현지법인의 수에 대한 철수법인의 비율은 4.6％에 달해 100개 중 다섯이 사업에서 물러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북미지역의 경우 철수비율이 5.9％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시장조사 부족으로 현지의 수요를 잘못 측정하거나 경쟁심화로 인해 해외 현지법인의 철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경쟁력 없는 기업의 철수로 현지법인들의 실적은 오히려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현지법인들의 전체 매출은 129조엔으로 전년도에 비해 8.2％ 증가했으며, 경상이익도 34.4％나 늘어난 3조1,000억엔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국내 제조업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현지법인의 매출비율인 이른바 '해외생산 비율'도 사상최고치인 13.4％로 조사됐다. 김창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