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이동흡 도덕성 상처 추락하는 헌법재판소 위상

안창호 헌법재판관 삼권분립 훼손 논란 등
전·현 인사 줄줄이 풍파 조직내 계파싸움 노출도

국내 최고 사법기관 헌법재판소의 위상이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전ㆍ현직 헌법재판소 출신들이 줄줄이 풍파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독립성이 가장 강조돼야 할 헌재의 주요 인사들이 도덕성에 상처를 입으면서 헌재의 사법적 가치까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정치권과 헌재에 따르면 비리 의혹이 불거진 이동흡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자, 삼권분립 훼손 논란을 빚는 안창호 헌법재판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총리 후보자에서 낙마한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 소장 사건을 계기로 헌재의 분위기가 급격히 침체되고 있다.

가장 먼저 불을 지핀 것은 이 소장 후보자다. 이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헌법재판관 시절 특정업무경비 사적 유용 등 수십 가지 의혹이 불거지며 국회 본회의 인준이 사실상 무산됐다.

안 재판관이 차기 정부 검찰총장 후보군에 들어간 점도 입방아에 오른다. 안 재판관이 고검장 출신이기는 하지만 헌재 재판관을 맡은 지 반 년도 안 돼 검찰총장에 다시 입후보하는 것은 사법부의 권위를 훼손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문병호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이 보임 6개월 만에 재판관직을 버리겠다고 하니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법치의 상징이었던 김 전 소장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총리 후보자에서 낙마한 것도 헌재로서는 너무 뼈아픈 부분. 헌재의 한 관계자는 "소장까지 하셨던 분이 총리후보로 간 것 자체가 사법부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반대기류는 있었다"며 "중간에 사퇴까지 하고 나니 결과적으로 헌재 입장에서는 모양새가 더욱 좋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에 헌재 전ㆍ현직 인사들의 문제와 더불어 헌재 조직 내부의 문제점까지 노출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새누리당 고위관계자는 "이동흡 청문회 과정에서 헌재 내부에서 이런저런 투서가 많이 들어왔다"며 "국내 최고 사법기관인 헌재 조직 내에서도 계파 싸움이 첨예한 것을 지켜보니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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