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탄핵] 하원통과 가능성 커져

빌 클린턴 미 대통령에 대한 미국 하원의 탄핵안 표결이 오는 17일(현지시간)로 다가오면서 백악관과 미 의회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클린턴 진영의 설득대상이었던 뉴욕주 출신의 잭 퀸, 존 맥휴 등 공화당내 온건파 의원들이 탄핵안 지지의사를 속속 밝혀 탄핵안 통과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미 언론들은 15일 미국 공화당내의 탄핵에 반대해온 온건파 의원들이 탄핵안 지지 쪽으로 돌아서면서 하원 본회의 표결에서 탄핵안을 부결시키려던 빌 클린턴 대통령 진영의 노력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때문에 표결을 하루 앞두고 있는 백악관은 탄핵결과가 미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과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공화당내 온건파들을 설득하는 등 박빙의 승부에 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밥 돌 전 공화당 대통령후보가 15일 『상·하원이 공동으로 견책 결의안을 마련, 탄핵논란을 종식시켜야 한다』면서 제안한 타협안에 대한 지지가 의회내에 확산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미 정계의 상황이 급반전하면서 월가 등 미 경제계도 탄핵정국이 미국 등 세계경제에 미칠 파장을 파악하느라 부심하고있다. 경제분석가들은 이번 탄핵안 표결로 중동문제 등 세계시장의 불안요인에 맞서는 미 정부의 대응력이 떨어질지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다. 저명한 경제분석가인 앨런 시나이는 『탄핵안이 상원을 통과하거나 클린턴이 사임할 가능성은 없지만 문제는 미 정부의 잠재적 마비현상이 우려된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웰파고은행의 손성원(孫聖源) 수석부사장도 『현재처럼 내년에도 탄핵 논란이 상원에서 계속된다면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앨 고어가 사실상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사태가 오더라도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FRB)의장 등 미 경제정책의 집행자들은 제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탄핵안이 통과되더라도 그 충격은 단기적인 영향에 머물 것이며 미 경제정책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없지 않다. 【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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