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와 재계가 정부가 제출한 `주 5일 근무제`법안을 도입하기로 가닥을 잡아가면서 주 5일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가 지난 21일 정부안을 전격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정치권도 내달 중순까지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재차 강조하고 나서 2년 여를 넘게 끌고 온 주5일 법안이 처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총파업을 운운하며 정부를 압박했던 노동계도 전과 달리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 움직임=민주당은 정부안을 토대로 신속한 처리를 계속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일단 노사정위원회 합의도출을 유도한 뒤 다음달 10일 이후 국회 처리 방침을 밝히고 있다. 한나라당은 22일 주5일근무제 시행과 관련, 무작정 미룰 수는 없으나 가능한 노사합의가 우선돼야 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원형 제3정조위원장은 이날 “이미 민주당측에 노사정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한번 더 논의해 내달 10일까지 합의안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때까지 합의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정치권에서 해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금속노조의 주5일근무제 타결로 빨리 이를 처리해야 한다는데 노사정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됐을 것”이라며 “21일 사측이 주5일근무제 시행을 전격 수용한 것과 노측에서 일부 조건에 대해 협상가능성을 내비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민주당 당론은 정부안이다. 빨리 정부안으로 통과시키자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법안 심의과정에서 한 두가지 수정될 수는 있지만 정부안은 최소안이다”고 강조했다 ◇주요 쟁점 사항=9개월간 국회에 계류중인 정부안을 놓고 노사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쟁점은 ▲연월차 휴가 축소와 이에 따른 ▲임금보전 ▲시행시기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정부는 연ㆍ월차를 통합해서 연간 15~25일의 휴가를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면 노동계는 연간 18일에서 최대 32일까지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휴가가 감소함으로써 발생하게 될 임금의 보전 방안에 대해 정부는 `기존의 임금수준과 시간급 통상임금이 저하되지 않도록 한다`는 포괄적인 임금보전 방안을 명시해 놓은 데 반해 노동계는 보전방안으로 구체적으로 명문화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행시기에 있어도 노동계는 노동자간의 형평성을 위해 법 시행과 동시에 전면적으로 실시해서 3년 이내에 전 사업장에서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정부안과 시각차이를 좁이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 입장 변하나= 재계가 정부안을 극적으로 수용하기로 입장을 선회함에 따라 공은 노동계로 넘어왔다. 노동계가 기존의 입장을 고수할 것인지 아니면 재계처럼 일정부분 양보할 것 인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총파업 등 강경 투쟁만을 외치는 노동계가 최근 들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22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정부안을 7월 임시국회에서 강행 처리하지 않겠다는 점이 확인되면 23일로 예정됐던 총 파업을 유보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노총도 임금만 확실하게 보전된다면 현재 국제기준에 맞지 않는 법 규정인 생리휴가 유급화 등 일부 쟁점사항을 일정부분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주 5일제 법안은 노동계의 수용 정도와 정치권의 입장 등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의식기자,임동석기자,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