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인 무역적자가 개선되기는 커녕 오히려 악화됨에 따라 미국에서는 외국, 특히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강경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3일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의 12일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2월 무역적자는 사상 최고인 610억4천만달러에 달했다. 올들어 첫 2개월간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는 291억2천만달러로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50%나 늘어났다.
2월 한달만 놓고 볼 때는 대중(對中) 무역적자는 139억달러로 전달의 153억달러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두번째 적자 대상국인 일본과의 적자에 비하면 두배가 넘는규모다.
특히 올해들어 중국으로부터의 의류와 섬유 수입은 무려 62.4%나 급증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 정부는 이 분야의 무역적자 급증에 대응해 중국산 의류수입 제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3건의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의류업계는 더욱 강경한 중국 제품 수입제한 조치를 강구할 것을 건의하고있고, 의회는 행정부에 중국 정부의 환율 정책에 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밝혔다. 미국 하원은 환율 조작을 금지대상인 수출보조금의 일환으로 정의하고 대중 무역제재와 국내 업계 보호 방안을 규정한 입법을공화, 민주 양당이 공동으로 추진중이다.
상원에서는 민주당의 에번 베이 의원이 중국과 같은 '비시장 경제'에 미국의 보조금 금지법을 적용하기 위한 법률의 표결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 롭 포트먼 하원의원의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밖에도 다수의 상원의원들은 중국이 환율을 평가절상하지 않을 경우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27.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이 방안을 지지하는 측은 이 정도 관세의 효과는 인위적으로 낮게 책정된 환율로 인해 강화된 중국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상쇄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그러나 환율과 상품시장의 관계는 그리 단순하지 않으며 고율의 관세는 환율조정으로 인한 것보다 훨씬 더 중국 상품의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