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더 주겠다" 외신 낙관보도 잇따라

현지 부족원로등 통해 전방위로 접촉
정부 "예단하기 어렵다" 신중한 입장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된 한국인 23명의 석방협상이 24일 급물살을 타고 있다. 탈레반측이 이날 세번째 협상시한(저녁 11시30분)에 임박해 외신을 타고 속속 타전되는 소식은 희망적인 내용 일색이었다. AFP통신은 이날 탈레반 무장단체가 구속된 8명의 동료를 석방하면 한국인 인질 8명을 맞교환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한국인 피랍자의 조기 석방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고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그때 그때 상황을 분석, 최선의 방안을 찾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전방위 석방협상 진행 ‘낙관론’= 이날 외신들이 전한 긍정적인 신호는 탈레반의 협상시한 무기연기와 구체적인 협상카드 제시, 탈레반과의 전방위 협상 진행, 현지 주민들의 한국인 피납자 석방 촉구 등으로 간추릴 수 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교도통신과 모처에서 전화통화를 갖고 “석방협상 시한인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11시30분) 이전에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하면서도 만약 타결되지 않을 경우 시간을 더 주겠다”고 말했다. 무장단체는 또한 구체적인 협상 카드를 제시하기도 했다. 탈레반 무장세력은 이날 한국인 인질 23명 가운데 8명을 석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탈레반 사령관을 자처하는 압둘라라는 인물은 AFP 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아프간 정부가 무장세력 포로 8명을 풀어줄 경우 그 대신 한국인 8명을 풀어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 정부 대표단은 이날 탈레반과 전화 접촉을 통해 인질 석방 협상을 지속했다. 정부 협상단 대표인 키얄 무하마드 후세인 의원은 현지 뉴스통신사인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에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협상이 중지됐다는 말은 잘못된 것”이라며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정부 협상단이 탈레반에 죄수 명단을 요구함에 따라 현지 일각에서는 전날 아프간 정부가 밝혔던 인질-수감자 맞교환 불가 방침에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 대표단도 현지 부족 원로들을 통해 탈레반과의 직접 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한국 정부와 협상이 시작됐다. 한국 대표단은 부족 원로들을 통해 (탈레반과) 이야기 하고 있다”며 “우리는 탈레반 수감자 30명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연말까지 아프간 주둔군 철군 계획을 전했다. 이는 아주 좋은 신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이날 협상 결과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흘러 나오고 있다. 앞서 가즈니 지역 주민 1,000여명도 한국인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탈레반을 압박했다. 가즈니주 경찰 책임자인 알리 사흐 아흐마드자이는 시위대가 가즈니주 중심 도시인 가즈니 시티를 행진하며 반(反) 탈레반 구호를 외치고 인질들의 석방을 요구했으며, 특히 여성 등을 납치하는 행위는 이슬람 율법과 아프간 문화를 거스르는 비인간적 행위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우리정부 “예단키 어려운 상황”=정부는 이날 외신을 타고 폭주하듯이 들어오는 희망적인 소식에도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정부 관계자는 “낙관적인 (외신)보도를 뒷받침할 징후가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사건 발생 이후 무장 단체와 지속적인 접촉을 유지하면서 효과적인 수단을 동원했다”며 “신중하게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고 여러 정황을 분석하면서 우리 나름의 최선의 방안을 찾고 시행하면서 조속히 시행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도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인질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는 긍정적인 외신 보도와 관련, “보도에 유의하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만한 정보를 현재로서는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이어 “접촉선은 현재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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