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도 마음만 먹으면 국세청장이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한상률 국세청장은 ‘신뢰 세정’의 상징으로 지난해 공언했던 집무실 개방화를 위해 벽 한쪽을 투명 유리창으로 만든 사무실에 6일 첫출근했다. 한 청장은 이날 투명유리벽이 설치된 청장실로 출입기자들을 초청해 “국세행정의 투명성 자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진 않더라도 ‘국세청이 깨끗해지고 있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주는 역할을 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북쪽 창가로 청와대를 등지고 있는 국세청장 자리 맞은편이 투명 유리벽이어서 복도를 지나다니는 직원이나 민원인은 국세청장의 일거수 일투족을 확인할 수 있다. 국세청은 이를 위해 서울 종로구 수송동 본청 14층에 위치한 청장실을 12층으로 옮겨 리모델링했다.
한 청장은 “예전 집무실은 통로도 미로 같고 폐쇄적이어서 솔직히 좀 음침한 느낌이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말 취임한 그는 청장 집무실 투명화를 일찌감치 마음 먹었으나 정권 말기 특수성을 고려해 미루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재신임을 받자 결심을 이행했다.
국세청은 그러나 청장실 투명화를 일방적으로 지방 국세청으로 확대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한 청장은 “일사불란하게 영을 내려 바꾸는 시대는 지났다”며 “지방청장 개개인이 필요성을 고려해 소신껏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칸막이를 가능한 줄여 조직 내 소통을 잘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