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730여만명의 월급생활자가 내는 보험료로 조성되는 국민연금기금이 국민연금관리공단의 허술한 운용으로 손실폭이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29일 공단에 따르면 35조7,000여원의 기금(지난 10월말 기준)을 운용하면서 주식투자 부문에서 3,816억원, 부실금융기관에 대한 투자로 381억원등 모두 4,200억여원의 순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실금융기관 투자 손실분은 공단측 스스로가 회수불능으로 판정한 것으로 퇴출은행·종금사·리스회사 등 부실 금융기관 투자금액이 무려 5,267억원에 달하고 있어 경우에 따라 손실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퇴출된 금융기관에 투자한 기금은 은행 2540억원, 투신사 1,115억원, 종금사499억원, 리스사 1,113억원 등이다. 그 결과 은행 11억원, 종금사 167억원, 리스사 203억원등이 회수불능으로 모두 381억원의 돈을 완전히 떼였다.
공단은 이에대해 『퇴출금융기관 투자로 같은 기간중 발생한 수익금은 손실금보다 많은 425억원이나 된다』면서 『5개 퇴출은행 투자액 944억원은 지난 21일 현재 482억원을 회수했고, 나머지 돈도 회수를 보장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또 한남투신 투자금 1,115억원은 국민투신이 한남투신을 인수해 회수가 가능하고 청산절차가 진행중인 종금사 투자금도 50% 정도는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스사 투자분도 가교리스사가 정리중에 있어 80%정도를 회수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전문가들은 『이같은 전망은 공단만의 희망일뿐 50%를 건지면 그나마 다행』이라며 『구체적인 청산절차에 들어가면 법적보장을 받지못하는 종금채와 리스채의 경우 단 한푼도 돌려받지못하는 최악의 상황도 발생할 수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종금채의 경우 모두 부실채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리스사 투자금은 현재까지 회수금이 9억원에 불과하고 정상영업중인 신보리스의 328억만 회수가능할 뿐 서울·부산·대구리스등 3개 리스사 투자금 632억원의 회수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기금의 주식 투자액은 지난해말 현재 1조1,551억원인데 IMF 한파로 주가가 급락, 지난해 연말결산에서 3,81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따라 지난 10년간 기금을 이자가 낮은 공공부문에 투자해 발생한 8,710억원의 기회손실액까지 합하면 88년 기금조성시작이후의 누적손실이 무려 1조3,000여억원이 넘는다.【신정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