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수지 적자 사상최대

상반기 16억 4,000만달러 전년동기比 15배올 상반기 여행수지 적자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중 국제수지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중 여행수지는 외국인 관광객이 적었던 반면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내국인 관광객들은 여전히 많아 당초 예상과는 달리 3억8,000만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6월 여행수지가 큰 적자를 보인 것은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 관광객들이 월드컵 경기로 해외여행을 자제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에 따라 올들어 6월까지 여행수지 누적 적자규모는 모두 16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억1,000만달러에 비해 15배나 늘어났다. 올 상반기 여행수지 적자는 한은이 여행수지를 집계하기 시작한 8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올들어 월별 여행수지 적자는 ▲ 1월 2억9,200만달러 ▲ 2월 2억1,900만달러 ▲ 3월 1억7,800만달러 ▲ 4월 2억2,600만달러 ▲ 5월 3억4,300만달러 등으로 매달 2억~3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여행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나타냄에 따라 경상수지 확대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2ㆍ4분기부터 원화가치가 높아지면서 외국으로 떠나는 내국인 관광객들이 갈수록 늘어나 경상수지 흑자를 크게 잠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보다 매력적인 관광상품을 개발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노력하는 한편 해외로 떠나는 관광객들의 씀씀이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6월 경상수지 흑자는 8억2,000만달러로 전월에 비해 2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상반기 중 흑자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5억3,000만달러에 비해 절반 수준인 35억7,000만달러에 그쳤다. 한편 박철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경기회복세로 수입확대, 서비스수지 적자 등이 지속되면 내년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부총재는 또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조기에 진정되지 않을 경우 경기상승속도가 둔화되고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향후 상황 진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문재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