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경영개선안' 싸고 노사 갈등

노조 "이행" 요구에 사측 "경영권 침해" 대화 거부

SC제일은행 노사가 지난해 합의한 경영개선안 이행 문제를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SC제일은행 노조는 경영개선안 이행을 거듭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이를 ‘경영권 침해’로 규정,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노조는 이달 5일 종로구 공평동 본사에서 서울 및 경인지역 조합원 3,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갖는 등 투쟁 수위를 높여 나가고 있다. SC제일은행의 노사 갈등은 지난 4월 단행된 조직개편 이후 첨예화됐다. 노조는 지난해 경영개선안에 합의한 후 영업조직을 통합해 실적 독려 및 평가를 일원화하라고 주장해 왔으나 사측은 소매영업본부의 지점 조직을 3명의 상무급 본부장이 나눠 관리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노조는 이런 조직개편이 영업조직을 일원화하기로 한 합의 내용과 전면 배치된다는 입장이다. 또 본부조직 축소 및 영업점 확충 등의 합의사항도 거의 이행되지 않다고 불만을 표시한다. 반면 사측은 “영업 조직 재편에 관여하는 것은 엄연한 경영권 침해”라고 반박한다. 특히 노조는 이달 3, 4일 두 차례에 걸친 임금단체협상(임단협) 상견례를 시도했으나 사측이 아예 불참하는 바람에 갈등이 더욱 심화하는 양상이다. 노조는 “은행권 공동 임단협(공단협)에서 교섭권을 받아 온 만큼 사측이 계속 대화를 거부하면 그에 맞춰 투쟁 강도를 높여나갈 수 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SC제일은행의 노사갈등 원인은 노조가 지속적으로 한국적 영업현실에 맞춰 경영을 해줄 것을 요구하는데 반해 사측이 글로벌 방식을 밀어붙이면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영업조직 재편 문제를 비롯해 ▦본부조직 축소 ▦영업점 확충 등 여러 합의 사항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사측은 한국의 영업환경을 이해하고 현지 실정에 맞는 경영을 펼치고, 노조도 글로벌 시각에서 회사 경영을 평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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