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PB가 마트 상품의 대세’ 대형마트 자체브랜드(PB·PL) 상품의 확장세가 무섭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업체간 경쟁에서 제품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는 이점에 구색과 품목이 늘어난데다 최근에는 단지 값싼 물건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고급화해 높은 매출 상승세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가 지난 8월 기존 패션 PL브랜드를 통합해 론칭한 ‘데이즈(Daiz)’ 매장은 올해 첫 가을·겨울 상품을 내놓은 후 지난해보다 점포별로 최고 30% 매출이 늘었다. 대부분의 매장 내 의류매장이 10%대의 매출 신장률을 보인 가운데 단순한 제품 리뉴얼 뿐 아니라 가양점과 수지점 같이 새로운 브랜드에 맞도록 진열 집기와 인테리어를 차별화한 점포에서 이같은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이마트측은 브랜드의 기획과 소싱, 디자인 등 전 제작 과정을 그룹 내 패션회사인 신세계 인터내셔날(SI)에 맡긴 전략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르마니와 갭 등 세계 유명 패션 브랜드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전문 계열사가 패션 부문을 주도, 상품 차별화와 경쟁력 강화면에서 큰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박은장 이마트 패션담당 상무는 “저렴하면서도 패션성이 높은 SPA의류 브랜드를 대형마트에 적용해 SPA를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았다”고 말했다. 의류 PB 강화를 위해 올초 자체 디자이너를 기존 13명에서 23명으로 늘렸던 홈플러스에서도 올 가을 들어 PB브랜드인 ‘프리선샛’ 매출이 전년 시즌 대비 20% 이상 뛰었다. 특히 올해 3월 홈플러스가 단독으로 선보인 패션브랜드인 ‘플로렌스&프레드’와 프리선샛 매장을 점포 내에 오픈,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구색을 대폭 확대하는 쪽으로 구성해 브랜드 사이의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싱글족을 겨냥해 2년전부터 개발작업에 착수했던 홈플러스의 간편조리식 PB제품은 지난해 말부터 새로 선보여 현재 한식과 이태리식, 중식을 포함해 국과 탕류까지 100여가지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 경기 안산 지역에 아예 간편식만을 위한 전용공장인 ‘센트럴 키친(Central Kitchen)’을 가동시키는 등의 노력을 쏟아 출시 후 샌드위치와 또띠아 등 인기상품은 초기보다 100%까지 매출이 올랐다. 이미 지난해 10월 품질 우선PB를 선보이겠다는 ‘제3세대 PB’ 전략을 선언했던 롯데마트에서는 PB제품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2004년 1,000개 품목으로 전체 매출 가운데 6%에 불과했던 이 회사의 PB제품은 현재 9,000개 품목, 23%의 매출 구성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1,000개 넘게 PB품목이 늘었던 초반에 비해 올해는 현재까지 작년보다 500개밖에 확대되지 않았지만 매출 구성비는 이전과 같이 꾸준히 3~4%P씩 늘어난 것이 주목된다. 회사측은 이를 “PB만을 찾는 단골 고객층이 확고해졌다는 결과”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