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연구소들 "한·미 FTA 타결 어렵다"

"개성공단 제품·농산물등이 걸림돌"

미국 경제연구소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이 지극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6일(현지시간) 국제경제연구소(IIE), 유라시아그룹 등 경제연구소들이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을 고집할 경우 협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IIE는 이날 ‘한미 FTA협상’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6자 회담 거부, 노동착취, 달러위조 등을 일삼고 있는 현실에서 미국이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하는 것은 대단히 힘들다고 지적하고 한국이 이러한 상황을 무시하고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을 끝까지 고집한다면 협상 자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북한의 비타협적인 태도를 감안할 경우 한국은 개성공단 이슈를 협상 항목에서 아예 제외하는 것이 협상 진행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성공적인 협상 타결을 위해 미국은 한국에 비자면제 프로그램을 인정해야 하고, 반대로 한국은 도하라운드 등 어차피 국제사회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이번 협상에서 농산물시장 개방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라시아그룹도 양국간 협상타결은 매우 어려운 국면에 놓여 있으며 농산물ㆍ쇠고기ㆍ자동차ㆍ개성공단 제품 등 핵심이슈에 대한 논란으로 협상 자체가 무산될 수 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의 여론조사는 FTA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서민들은 시장개방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협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FTA 타결에 대한 대통령의 강력한 약속과 법적 승인이 뒤따라야 하고 협상장애물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대통령이 간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제조업계는 6일 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에서 관세장벽 철폐 외에 규제의 투명성과 민간ㆍ공공 분야의 경쟁이 보장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랭크 바고 전미제조업협회(NAM) 부회장과 빌 프리모시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관세문제와 관련, 바고 부회장은 “미국의 대한 수출품에 대한 관세가 FTA 발효 첫날부터 가능한 한 많이 철폐되도록 하는 게 우리의 주요 목표 중 하나”라며 “발효 첫날부터 기존 관세 중 80% 이상이 제로 관세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쌀 등 양국의 민감품목의 경우 궁극적으론 관세가 철폐돼야 하지만 별도 규정을 통해 ‘좀더 장기적인 단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바고 부회장은 말했다. 프리모시 국장은 특히 한국의 규제는 사전고지 불충분, 의견개진 기회 차단, 규제의 기술적 정당성 결여 등의 문제가 있다며 관련 제도와 관행의 개선을 통한 투명성 제고를 촉구했다. 또 한국에 ‘반경쟁 정책’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기업의 한국 내 유통구조에 대한 접근과 한국기업과의 동등한 대우와 비차별이 FTA를 통해 실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 한·미 FTA협상 이틀째 이모저모 美업계 "한국관세 80%이상 철폐"…김종훈 수석대표 "협상 50% 진척" ○…한미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이틀째인 6일 오후(현지시간) 17개 분과 가운데 노동과 경쟁 2개 분과에서 1차 협상을 마무리짓고 통합협정문 마련의 첫발을 내디뎠다. 김종훈 수석대표는 이날 미 상원 하트빌딩에서 열린 한미 FTA 리셉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협상진척에 대해 "당초 계획했던 것의 50%는 족히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양측은 의견이 일치된 부분은 단일조항으로, 의견이 엇갈린 부분은 양측의 입장을 같이 병기해 통합협정문을 만들 계획이며 문서화 작업은 1차 협상의 주최측인 미국이 맡아 한 뒤 이를 우리측이 검토해 최종 협정문을 만들게 된다. 노동 분야는 분쟁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결한 것인가에 대해 상호 입장차가 있어 양측의 입장을 병기해 괄호로 묶어 처리하고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국측 협정문 초안에는 관련조항이 있고 미국측은 조항이 없는 등 차이가 있어 통합협정문에 병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대표는 쌀 문제와 관련, "2차 협상부터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재차 밝혀 한미 양국간의 입장차가 매우 컸음을 시사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출범을 기념하는 리셉션이 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상원 하트빌딩에서 이태식 주미 한국대사와 미 상ㆍ하원 의원, 양국 정부 및 업계 관계자, 전문가, 양국 협상대표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미국 정부 대표로 인사말을 한 캐런 바티야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양국간 FTA를 “아주 대단히 흥미로운 협정”이라며 한미 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있기 때문에 협상 전망에 대해 ‘굉장히 낙관적’이라고 내다봤다. 바티야 부대표는 “아직 어려움에 처할 지점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이제까지의 협의에 대해 낙관적으로 느낀다”고 평가하고 신속협상권 연장문제는 쉽지 않으며 의회 내 분위기도 그다지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날 리셉션에 참석한 한미 양국 인사들은 대체로 FTA에 대해 큰 기대를 보이며 협상 타결을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벤 넬슨 미 상원의원(네브래스카주)은 한미 FTA협상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기 위해 리셉션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넬슨 의원은 특히 한국의 쇠고기 시장 개방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으나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 핵문제 해결의 우선적 해결을 강조하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헨리 브라운 하원의원(사우스 캐롤라이나주)도 미 의회가 동북아 국가들과의 교역 확대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한미 FTA를 지지하는 입장에 민주ㆍ공화 양당간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