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상용화, 아직 갈길 멀어"

WSJ "배터리용량·수명 등 기술적 한계에 발목"

아마존이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드론(무인기) 시험운행 승인을 받아내는 등 기업들의 드론 상용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기술적 한계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아마존·알리바바·DHL 등 세계적 전자상거래 업체와 물류기업들이 드론을 배달수단으로 여기고 있지만 아직은 요원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들 기업의 바람대로 드론 부대가 소형 화물 배송에 쓰이기까지는 배터리 용량, 신뢰할 수 없는 위치정보 등과 같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구글의 무인기 배달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니컬러스 로이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무인기 배달은 성공 가능성이 있는 분야지만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적지 않다"며 "우리는 아직 원형(프로토타입) 개발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페덱스와 UPS 등 미 주요 배송업체들도 가까운 시일 내 드론 배송은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 단계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는 배터리 용량 문제다. 무인기에 탑재할 동력원인 배터리의 용량과 수명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무거운 물건을 배송하는 데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큰 용량의 배터리가 필요하다. 아마존은 5파운드(2.27㎏) 무게의 소포를 왕복 36㎞ 정도 배달할 수 있는 배터리가 필요하다고 보지만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 실현 불가능한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구글은 배터리 용량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지난해 8월 프로펠러를 이용해 헬리콥터처럼 이착륙하고 날개로 비행기처럼 활공하는 하이브리드형 드론을 선보였지만 이 역시 최근 조종이 어렵다며 폐기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문제와 함께 거론되는 기술적 한계는 위치정보의 부정확성이다. 무인기가 구매자의 현관 앞까지 상품을 배달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위치 추적·파악 시스템이 개발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술 외적인 문제도 있다. 예기치 않은 기상악화는 물론 하늘을 나는 새와 충돌하는 문제도 있다. 심지어 재미삼아 무인기를 향해 돌을 던지거나 총을 쏴대는 사람의 '돌발행위'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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