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처 IT업무영역 조정중기 IT화등은 영역부분 모호 분쟁소지도
그동안 정보기술(IT) 관련 업무영역 조정을 싸고 줄다리기를 벌였던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간 분쟁이 난산 끝에 13일 결론났다.
전자상거래ㆍIT관련 하드웨어산업은 산자부가 총괄하고 소프트웨어ㆍ네트워크관련 산업은 정통부가 맡기로 한 것이다. 문화부는 게임관련 디지털컨텐츠를 맡는 것으로 구획이 그어졌다.
그러나 관련부처가 조정을 요청한 18건의 중복업무 중 분쟁의 소지를 남겨놓은 분야가 있어 미완의 조정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 조정 과정 부처간 밥그릇싸움으로 IT업계를 어수선하게 했던 만큼 조정은 쉽지 않았다.
관련부처간의 자율 조정은 아예 불가능했다. 이번 조정을 주도한 부처는 재정경제부.
정부는 IT 관련 부처간에는 조정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악역을 재경부에 맡긴 것이다. 지난 5월 중순께부터 시작해 한달 만에 조정을 마치려 했으나 이견이 쉽사리 좁혀지지 않아 13일 경제정책조정회의까지 연기됐다.
그동안 공식적으로 열린 회의만 관계차관회의 4번, 실무조정회의 7차례 등 10회가 넘는다.
실무조정회의는 열릴 때마다 짧게는 4시간 길게는 7시간까지 지속되는 마라톤회의였다. 부처간 회의까지 합치면 두달 동안 50회 이상의 회의가 있었을 것이란 게 관계자들의 추측이다.
그나마 대강의 밑그림은 쉽게 그릴 수 있었으나 세부사항을 놓고 이해가 엇갈려 경제정책조정회의 전까지도 수정을 거듭하는 아귀다툼이 벌어졌다.
◆ 승자도 패자도 없다
조정 결과는 무승부였다. 어느 한 부처가 완승했다고 볼 수 없다는 평가다. 이번 조정결과로 산자부는 전자상거래를 총괄하는 부서로 인정받는 성과를 거뒀다.
최대의 현안이었던 포스트PC산업은 산자부가 일반산업용기기와 가전제품에 범용으로 사용되는 부품의 기술개발을 맡는 대신 정통부는 통신, 정보제공기능을 가진 개인휴대단말기(PDA) 등 단말기에 대한 지원을 총괄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게임산업의 경우 다른 분야에 비해 쉽게 결론이 났다.
그동안 한국산업규격(㉿)과 한국정보통신표준(KICS)로 중복돼 있던 정보통신관련 국가표준은 KS 체제로 일원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중소기업 IT화와 비메모리 반도체산업, IT벤처 해외진출 지원영역은 아직도 구분이 모호한 채로 남아있다.
비메모리 반도체산업은 적극적인 육성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산자부와 정통부가 협의해 추진하도록 한다는 게 조정 결과다.
또 IT벤처 해외진출지원의 경우도 정통부가 해외 IT지원센터 설립을 지원하되 산자부와 중기청은 IT와 비IT기업을 동등하게 지원하는 해외벤처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하도록 돼 있다. 누가봐도 애매한 땅 나누기다.
분쟁의 씨앗을 완벽하게 제거하지는 못한 셈이다.
박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