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시작된 광범위한 사이버 공격으로 일부 정부기관의 웹사이트가 마비되자 미국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공격이 초보적인 수준의 흔한 수법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백악관도 이번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닉 샤피로 백악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공격을 받은 연방 정부 웹사이트가 대부분 복구됐고 지금은 정상적으로 작동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백악관 웹사이트(www.whitehouse.gov)를 보호하기 위한 예방조치가 취해졌고 안정적인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AP통신은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 재무부ㆍ비밀검찰국(SS)ㆍ연방거래위원회(FTC)ㆍ교통부 등의 웹사이트가 지난주 말부터 분산서비스거부(DDosㆍ디도스) 공격을 받아 한때 장애를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이중에는 사이버 범죄에 대처하는 부서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안보부는 악의적인 웹 활동과 관련된 보고서를 받았으며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해킹 문제에 정통한 일부 관리들은 “이례적으로 길고 정교한 공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초보적인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아르보네트웍스의 보안담당 이사인 호세 나자리오는 “이번 공격은 흔한 수법”이라며 “이번 공격은 초당 23메가바이트인데 이는 공격 대상 사이트를 무력화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석결과) 악성 코드는 여러 면에서 매우 초보적인 수준”이라며 “컴퓨터를 전공한 학생의 소행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블랙베리폰’을 능수능란하게 다루고 지난 대선에서도 인터넷 등 정보기술(IT)를 선거에 적극 활용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사이버 안보에 대해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사이버 안보 확보 없이는 미국의 21세기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며 이에 대한 특단의 종합대책 수립을 주문했다. 그 결과물이 취임 60일 만에 나온 사이버테러 위협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과 지침을 담은 ‘사이버공간 정책보고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5월 이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일상생활의 모든 것을 가상세계에 의지하고 있고 미국의 21세기 경제적 번영도 사이버 안보에 달렸다”며 사이버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래전쟁이 사이버 전쟁이 될 것임을 상기시키며 “경제와 국가안보의 가장 중대한 도전과제 중 하나가 사이버 위협이라는 사실이 분명하다”고 역설했다.
미 국방부도 사이버 전쟁에서 우위에 서야 실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사이버 우위 독트린’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사이버사령부를 전략사령부(STRATCOM) 휘하에 오는 10월부터 창설해 내년 10월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앞서 국토안보부도 ‘2008~2013년 테러위협 평가보고서’를 통해 사이버 테러 위험 증가 가능성을 우려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