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이 기술 도용과 인력 유출 등으로 공기업이나 대기업과 소송건에 휘말리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30일 중소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등 정보통신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기술특허 범위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면서 중소벤처기업들이 대기업과 정부기관과 힘겨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도 “전자부품, 기계 등 정밀분야의 경우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기술특허를 둘러싼 분쟁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불황이 지속되면서 특허권 분쟁을 회사 생존차원에서 접근하는 회사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벤처기업인 한국의과학연구소는 KT&G(한국담배인삼공사)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를 상대로 특허침해중지 가처분신청을 낸 상태다. 회사측은 “최근 한국인삼공사가 한국판 비아그라로 알려진 한국의과학연구소의 `천보 204`와 성분이나 효능이 거의 비슷한 유사제품을 상용화해 `레드맥스`라는 이름으로 시판에 나섰다”며 “한국인삼공사가 특허권을 침해한 만큼 법적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인삼공사는 “천보204의 특허는 출원 당시 이미 신기술이 아니므로 특허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특허권 무효심판 소송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폰을 개발해 중국 등에 수출하는 벨웨이브는 삼성전자와 기술인력 유출문제로 소송을 당했다. 삼성전자는 “벨웨이브가 삼성전자에 재직중인 기술인력을 이용해 핵심기술을 빼내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며 “전체 손해액은 1,400억원에 육박하며 손해액중 일부인 133억원 가량의 손해배상과 영업비밀 사용금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벨웨이브는 “삼성전자측은 벨웨이브가 조직적으로 기술인력을 유출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문제가 된 체크리스트 자료는 외국 컨설팅사에 의뢰한 결과 수천만원의 가치에 불과하다며 삼성이 1,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내달 2심 재판에 앞서 벨웨이브는 법적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팬택도 휴대폰 개발연구원 5명이 LG전자로부터 거액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했다. LG전자는 “퇴직후 1년간 경쟁회사에 취직하지 않기로 한 전직금지 규정을 어김으로써 최대 150억원, 최소 2억8,000만원 가량의 손해를 입었다”며 “5명의 이전 팬택 연구원을 대상으로 1억원의 손해배상과 전직금지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팬택은 “이직 당시 자체 기술로 제품을 개발한 상태이기 때문에 LG전자의 기술을 도용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