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대북 2억달러 송금과 관련, 4일 한나라당이 특검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민주당이 특검 수용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검찰 수사유보 결정 이후 특검제 도입이 가시화 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측은 이와 관련, `선 당사자 해명, 후 특검도입`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 주요당직자회의,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특검법안을 국회에 제출,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권한대행은 “검찰이 수사를 유보한 마당에 특검도입이 불가피하다”면서 “그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이규택 총무도 “2월 임시국회에서 특검제를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면서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17일쯤 특검제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5일 의원총회를 열어 대응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신주류측은 대체로 `진상 규명`을 내세워 특검을 선호하는 데 비해 구주류측은 `정치적 해결`에 무게를 둔 국정조사에 기울고 있어 당론조정 결과가 주목된다. 신주류측 이상수 총장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끝내 야당이 (정치적 해결방안을) 거절하면 특검제도 할 수 있고 검찰수사도 할 수 있다”면서 “이 사건은 검찰수사보다 특검이 오히려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검찰이 수사하면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면서 “특검에서 하는 것이 온당하다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화갑 대표는 “국민의 알권리는 충족돼야 하지만 국익을 생각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며 “특검ㆍ국조실시 여부에 대해서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봐야 하지만 국익을 생각해 신중히 했으면 한다”고 일단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측은 특검제 도입에 찬성하지만 이에 앞서 박지원 비서실장과 임동원 특보 등 청와대 관계자들이 국회에 출석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유인태 정무수석 내정자는 “박 실장 등 당사자가 국회 상임위 등에 출석해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댜. 이상수 총장도 “청와대 관계자들이 상임위에 나와 진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도 청와대관계자의 국회출석에 찬성하고 있는 만큼 이르면 다음주중 이들이 국회에 출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5일 임시국회 개회직후 총무회담을 열어 현대상선 대북 2억달러 송금문제에 대한 본격 절충에 나설 예정으로 논의결과가 주목된다.
<구동본기자, 임동석기자 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