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전통 장맛의 국제경쟁력

샘표 마케팅팀 안영숙 부장

[발언대] 전통 장맛의 국제경쟁력 샘표 마케팅팀 안영숙 부장 샘표 마케팅팀 안영숙 부장 간장ㆍ된장ㆍ고추장의 장맛 원조 경쟁이 국제적으로 한창이다. 지난달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의 아시아조정위원회에서는 한ㆍ중ㆍ일간 된장의 국제기준을 놓고 논란을 벌이더니 최근에는 미국과 일본 업체들간에 간장의 기준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 방법으로 콩을 발효ㆍ숙성시켜 제조되는 것만을 간장이라고 정의하자는 일본측 주장에 미국 기업들이 강력히 반발해 압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한다. 무엇을 간장으로 정의할 것이냐 라는 문제는 고상한 논쟁을 연상시키지만 그 이면은 매우 실리적인 이해관계로 둘러싸여 있다. 콩 등 채식에 대한 수요 증대와 동양음식의 확산으로 서양인들 사이에 오리엔탈 소스의 소비는 매년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동양 감미료(간장 포함)시장이 지난 2000년 1억5,300만달러 규모에서 2004년 1억6,300만달러로 증가했다. 또한 주요 간장 소비자들의 3분의2 이상이 전통적으로 제조된 다양한 종류의 간장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콩 추출물에 인공색소 등으로 맛을 내 판매해왔던 미국 업체들로서는 간장의 자격을 콩의 발효ㆍ숙성으로 제한한다면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자국의 제조방식이 국제기준으로 인정되면 수출입통관 과정이 매우 간편해지며 원조(originality)로서의 정통성까지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킬 수 있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우리 전통식품인 간장ㆍ된장ㆍ고추장이 국제적인 관심을 끄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힘의 논리에 좌우되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 안타깝다. 전통문화의 계승을 소홀히 한 우리의 책임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된장찌개보다는 패스트푸드 등 미국식 식습관에 익숙한 우리 아이들에게 장맛의 원조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장맛 지킴이로써 온 국민들의 관심이 요청된다. 또한 식품 분야로 제한할 것이 아니라 한국인의 정체성을 탐색하는 작업의 일환이라는 생각으로 정부와 학계ㆍ업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 그나마 최근 들어 국내 장류업계에서 전통성을 기반으로 한 신제품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조선간장이나 참숯을 이용한 간장제품 등 업계는 전통적인 맛을 규격화시키면서도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대중화시키는, 이른바 온고지신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4-10-0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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