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특허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과 LG의 디스플레이 수장들이 만나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실무협의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소모적인 싸움을 접고 해외 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기 위한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4일 서울 서초구 팔래스호텔에서 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과 오찬을 함께한 후 "큰 방향에서 서로 잘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 수장이 따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식사 전 명함을 주고받은 두 사장은 오찬 후 호텔 로비에서 헤어지면서 웃으며 손을 잡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원칙적으로 화해하기로 하고 특허 소송 해결을 위한 TF를 구성, 본격적인 실무 논의를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TF는 양사 특허담당임원이 주축이 돼 운영될 예정이다. 정부가 판을 깔아 양측의 부담을 덜어줌에 따라 특허공유(크로스 라이선스)를 비롯해 상호 소송 취하 등에 대한 협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양사는 이미 내부적으로 실무적인 조정작업을 진행해왔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허소송과는 별개의 기술 사용 가처분 신청이나 감정싸움도 끝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 사장은 "앞으로 두 회사 임원 간에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식의 세부적인 협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9월 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를 상대로 낸 특허침해금지 가처분 소송은 이달 내 판결이 예정됐다. 이에 따라 선고 전 소 취하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이번 이슈에 정통한 핵심관계자는 "양쪽이 머리를 맞대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을 굳이 법원 판결까지 끌고가 수임료를 들일 필요가 없다는 데 공감했다"며 "삼성과 LG 모두 그룹 차원에서 소모전을 해소하자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기에 국내 업계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