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조영제' 국산화 성공

한국화학연구원 조선행 박사팀
산화철 입자를 하나의 코팅물질로 생산

MRI 조영제를 국산화한 화학연 조선행박사가 새로운 조영제의 제조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조영제 투여 전(왼쪽)과 후의 MRI 진단 사진. 조영제를 투여하면 정상적인 간 세포는 조영제로 인해 검게 나타나는 반면 암 세포는 흰색으로 보여진다.

자기공명영상장치(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에 사용되는 조영제가 국산화돼 175억원 가량의 수입대체가 가능해졌다.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소재연구센터 조선행 박사팀은 다양한 크기의 산화철 입자를 하나의 코팅물질로 생산해 제조원가를 낮춘 MRI 조영제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MRI 조영제는 MRI 진단시 혈관을 통해 주사제로 투약하면 암과 같은 질병 부위를 정상적인 세포와 달리 밝게 보여주는 물질로 보다 정확한 MRI 진단을 도와주는 약제다. 조 박사팀이 개발한 MRI 조영제는 산화철 입자를 사용해 간암 등의 간질환 진단에 주로 쓰는 T2 계열이다. 기존 수입제품은 산화철 입자의 크기에 따라 서로 다른 물질로 코팅을 하는 반면 이 조영제는 입자의 크기와 상관없이 한가지 코팅 물질로 처리할 수 있어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또 수입제품은 간질환 진단에만 쓸 수 있는데 비해 이 조영제는 임파절 및 골수 진단에까지 이용할 수 있다. 조 박사는 “175억원 규모의 수입대체 효과가 예상되며 20억달러 규모의 해외시장 공략도 가능해졌다”며 국산화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 조영제는 현재 전임상 단계로 토끼에 대한 실험결과 독성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화학연구원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 공동으로 올 6월께 식약청으로부터 임상허가를 받으면 오는 2012년까지 임상시험을 마치고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조 박사팀은 이번 조영제 개발을 토대로 앞으로 MRI 조영제 입자에 항암제를 집어넣는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코팅물질의 우수한 효과를 감안할 때 산화철 입자와 항암제를 함께 코팅해 암이 있는 표적부위로 항암제를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조 박사는 “항암제의 경우 암 세포뿐만 아니라 주변의 정상세포도 함께 공격한다는 부작용이 있지만, 고분자 코팅물질 속에 항암제를 넣으면 원하는 표적부위에만 항암제를 투약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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