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이후 중소형주들이 힘찬 날갯짓을 하기 시작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해 중소기업 육성 정책을 본격적으로 펼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코스닥 지수는 3년 2개월 만에 550선을 돌파했고 중소형주 지수도 연일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형주를 대거 편입하는 중소형주 펀드도 덩달아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형주를 주로 담는 국내 주식형 펀드가 잇단 환매로 맥을 못 추는 사이 중소형주 펀드는 벤치마크를 초과하는 수익률로 속속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 중 안정성과 성장성이 뛰어난 강소기업에 투자하는 현대자산운용의 '현대강소기업' 펀드가 두드러진 성과를 올리고 있다. 강소기업(small giants)은 규모는 작지만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각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우량 중소기업을 의미한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이강국(사진)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매니저는 "현대강소기업 펀드는 핵심 우량 강소기업에 투자 자산의 최소 60%를 투자하면서도 대형주를 적절히 편입해 안정성이 높다"며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주식 편입비 조절을 통한 선별적 자산 배분을 통해 펀드 성과를 극대화한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연초 이후 코스닥과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우선 펀더멘털 요인이 가장 크다. 현대자산운용에 따르면 시가총액 2조원 미만인 중소형주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40%로 대형주의 영업이익 증가율(20%)을 두 배 웃돈다. 이 매니저는 "현재처럼 경기선행지수의 상승 초기 국면에는 변동성이 높은 중소형주의 주가가 더 탄력을 받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 강소기업 펀드는 중소형주 비중을 80%까지 늘린 상태"라고 말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중소형주는 반사 이득을 톡톡히 보고 있다.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뱅가드가 올해 초부터 주로 대형주 위주로 매물을 쏟아내면서 상대적으로 중소형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중소기업 정책 수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중소형주가 탄력을 받고 있다는 게 이 매니저의 설명이다.
이 매니저는 "현재 수급 측면 때문에 중소형주 주가가 다소 높게 오른 상태"라며 "하지만 새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로드맵이 완성되면 올해 하반기에 중소형주가 한 차례 더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소기업 펀드가 일반 중소형주 펀드와 가장 차별화한 점은 대형주 편입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코스피 수익률과 괴리가 커지면 안 되기 때문에 투자 자산의 최대 40%까지 대형주를 담을 수 있도록 했다.
또 특정 업종 투자 비율이 최대 10%를 넘지 않도록 설계해 섹터 간 균형을 최대화했다. 한 업종에 너무 집중 투자하면 하락장에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개별 종목은 기대 수익률이 최소 50% 이상이거나 업종 내에서 경쟁력이 견고한 상위 업체 중심으로 선택한다. 종목 비중은 어떤 종목이라도 최소 2% 이상 편입하는 '동일 비중(equal weight)' 전략을 사용한다. 이 매니저는 "시뮬레이션 결과 동일 비중 전략이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편입비를 결정하는 전략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며 "규모가 작더라도 해당 분야에서 1위 업체인 경우 최소 2% 이상 편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시가총액이 앞으로 20% 이상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추종 매수에는 들어가지 않는 다는 게 이 매니저만의 노하우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펀드 성과도 좋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현대강소기업의 설정 후 수익률은 14.33%로 벤치마크(코스피 수익률+CD금리)를 16%포인트나 앞선다. 최근 1년 수익률은 11.71%로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1.16%)보다 높다.
이 매니저는 "매주 월요일에 열리는 주간집중회의에서 선택한 종목이 펀드 성과에 기여했다"며 "미디어, 헬스케어, 중국 소비 관련주, 정보기술(IT)부품주를 늘리고 업황 개선이 지연되는 소재ㆍ산업재 종목을 축소해 펀드 성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