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의 남성학] 스포츠와 섹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일본 센트럴 리그 홈런왕에 올랐던 페다지니에게 한 때 `섹스 금지령`이 내려졌다. 훈련도중 체온이 섭씨 38.5도까지 치솟아 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은 페다지니에게 구단이 부부관계를 하지 말라는 엄명을 내렸는데 그의 부인 올가는 무려 26살이나 연상으로 `친구의 엄마`였다. 하지만 둘의 애정은 이미 일본 전체에서 소문이 자자할 정도로 올가는 페다지니를 찰거머리처럼 따라다니고 페다지니는 "올가가 경기장에 있어야 홈런을 칠 기분이 난다"고 고백할 정도였다. 홈런왕의 특혜를 인정, 선수단 숙소와는 별도의 호텔에 페다지니 부부를 투숙 시켜 왔던 구단측은 `체력의 화신`이라던 페다지니가 쓰러지자 서둘러 각방을 쓰라고 공식적으로 지시했고 페다지니도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받아들였던 것이다. 홈런을 치는 날이면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올가에게 달려가 주위 사람이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프렌치 키스`를 퍼붓던 페다지니가 `섹스 없는 밤`을 어떻게 소화할지 팬들의 호기심이 클 수밖에 없었는데 이처럼 스포츠계에서는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섹스를 터부시하는 경향이 많다. 한편 이스라엘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유럽 챔피언대회 예선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창녀들과 질펀한 파티를 벌였다는 보도가 나와 이스라엘 국민들이 흥분한 적이 있다. 이스라엘 유력 일간지 마리브는 선수들이 5대0으로 무참히 패한 덴마크와 결승전을 전후해 창녀들을 불러놓고 밤늦게까지 파티를 벌였다고 폭로했다. 마리브지의 보도가 나온 뒤 이스라엘 방송들에는 의사와 정치인 등이 잇따라 출연, 이 파티 때문에 선수들이 이스라엘 축구사상 최대의 빅 게임으로 꼽히던 결승전에서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한 것은 아닌지 분석하느라 열을 올렸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한다. 다만 치안장관이 덴마크팀의 기량이 이스라엘에 비해 훨씬 뛰어나다며 "만일 덴마크 선수들이 창녀들과 파티를 했더라도" 결과는 같았을 것이라고 선수들을 두둔했다. 각국의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주요 대회의 예를 보면 몇몇 국가를 제외하곤 기혼 선수들이 배우자와 동행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하지만 큰 시합을 앞두고 섹스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문제는 아직까지 의학적인 규명은 없다. 섹스로 인한 에너지의 소비가 미미하기 때문에 긴장감의 해소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주장과 정신적 해이로 인해 나쁘다는 의견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광범위한 조사가 이루어 진 적은 없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큰 경기를 앞두고 금욕하는 편이다./퍼스트비뇨기과원장 drkim@drim2u.co.kr <현상경기자 hs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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