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 완화 정책이 자본주의 무너뜨릴 수도"

파버, 각국정부 시장개입·저금리 정책 고강도 비판

“양적완화 정책이 자본주의를 붕괴시킬 수 있다.”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닥터 둠’으로 불리는 마크 파버가 미국과 자본주의의 운명에 대해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파버는 15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업이 부실을 말끔히 털어낼 때 지속적인 경제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며 “그렇지 못하다면 자본주의 역시 공산주의처럼 무너져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주요 국가의 양적완화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파버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발권력을 동원해 유동성을 계속 공급하고 있는데 이는 결국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장기적으로 구매력과 생활수준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시장에 맡기는 것”이라며 “시장 개입을 지속하면서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 정부는 내일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확실히 파산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난 2006~2007년이 자산 가격의 정점이었으며 세계경제는 가까운 시일 안에 당시 가격 수준을 회복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파버는 “최근 증시 랠리의 배경은 각국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 정책때문”이라며 “장기적인 약세장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파버는 2002년 당시 경제 대통령으로 군림한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연방준비이사회(FRB) 의장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당시 그는 그린스펀 의장이 미국의 거품을 유지하기 위해 저금리정책을 쓰고 있다며 2005년쯤의 파국을 예고했었다. 당시 전문가들은 파버의 진단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지만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하면서 그에 대한 평가도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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