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23일 미분양 아파트 해소 및 거래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현재의 침체상황을 타개하기에는 크게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문객이 없어 한산하기 만한 한 모델하우스 내부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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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는 정부가 23일 내놓은 미분양 대책이 유동성 위기를 개선하는 데는 일부 효과가 있겠지만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진단했다.
정부의 환매조건부 미분양 매입 조건이 까다로울 뿐 아니라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분양 펀드의 활성화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 역시 신규 주택 입주 예정자의 기존 주택(6억원, 전용 85㎡ 이하) 처분에만 한정돼 있어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주택건설협회의 한 관계자는 "환매조건부 미분양의 경우 주택 분양가의 50% 이하에서 매입을 해준다고 하는데 당장 부도 위기 건설사가 아니라면 이 정도 가격에 물량을 통째로 넘기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환매조건부 미분양 매입은 건설업체가 1년 안에 다시 사갈 수 있는 조건이 붙기는 하지만 대한주택보증이 금융비용 등을 붙여 되팔기 때문에 오히려 수익성이 더 악화되는 역효과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미분양 리츠ㆍ펀드 활성화를 통한 대책도 현재의 투자시장 흐름과는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펀드는 결국 투자자를 모집하는 것이 생명인데 지금과 같은 주택경기 침체 상황에서 미분양 펀드에서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도 "미분양 펀드 하나를 만드는 데 적어도 6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대책은 이미 늦은 감이 있다"며 "올 하반기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익률이 불확실한 미분양 펀드를 조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 집을 팔고 새집으로 이사하는 상황에서만 주어지는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 역시 실제 거래량 증가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현재 주택거래 위축은 보금자리 등 저가주택 공급과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불안감 등 심리적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일부 금융지원만으로는 거래 활성화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건설협회는 이날 정부의 대책을 반기면서도 근본적인 미분양 해소를 위해서는 DTI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협회는 서울 강남3구(40%)와 서울(50%), 인천·경기(60%) 지역의 DTI 규제를 10~20%포인트 완화해주고 LTV 규제도 투기지역(강남3구) 이외 지역에 대해 현행 50%에서 60% 수준으로 상향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양도세 감면조치도 분양가 인하 조건 없이 수도권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부가 이날 공공공사의 담보대출을 1년간 재시행하기로 밝힌 것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