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가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크리스마스이브부터 신년으로 이어지는 연말연시(年末年始) 연휴 동안 극장을 찾은 관객 수가 여느 때보다도 많았기 때문이다.
4일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올 3일까지 11일간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1,413만 명에 달했다. 영화시장 최대 호황기로 꼽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20%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하루 극장에 드는 관객들이 많다 보니 연말 개봉한 영화들의 성적도 좋은 편이다. 영화 '국제시장'이 개봉 18일 만에 700만 관객을 돌파했고,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도 새해 들어 관객 400만명 선을 넘었다. 20대 젊은 층에 인기를 얻고 있는 '기술자들' 역시 개봉 10일 만에 200만 관객을 달성했다.
사실 2014년 영화 시장은 좋았다고 말하기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명량' 같은 1,700만 관객 영화가 나온 건 사실이지만 그게 전부일 뿐 나머지 부분에서는 더 나빠졌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그렇다면 유독 연말에 관객들이 많이 몰린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상반기 세월호 사고 등으로 연중 내내 이어졌던 긴장된 분위기가 연말에 와서야 다소 풀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GV 한 관계자는 "영화 소비에 대한 기본적인 욕구는 어느 정도 다 있는 건데 무거운 사회 분위기에 좀 눌려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제시장', '님아, 그강을...'처럼 모든 세대가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에 힘입은 바도 크다. 연말 즐기는 문화활동 중 가장 저렴한 상품이라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