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자산 대이동" 보험·증권 환한 웃음

세법 시행령 개정 최대 수혜 삼성생명 52주 신고가 경신
우리투자증권 등도 일제히 급등


세제개편안 후폭풍…삼성생명 52주 신고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 카드에도 몸집이 무거워 꿈쩍도 않던 삼성생명 주가가 공모가(11만원) 회복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번번히 10만원선 안착에 실패했던 삼성생명 주가를 하루만에 5% 이상 번쩍 들어올린 것은 ‘세제 개편 모멘텀’. 수십조원에 달하는 예금자산이 보험과 금융투자업계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험 대장주 삼성생명과 함께 삼성증권ㆍ대우증권ㆍ우리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주도 쾌속 질주했다.

삼성생명은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 보다 5.45%(5,500원) 오른 10만6,500원에 거래를 마쳐 52주 최고가를 다시 썼다. 16개월만에 일간 기준 최대 상승폭이다.

사상 최대 규모 상장사로 2010년5월 증시에 데뷔한 삼성생명은 최근 2년째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 했다. 2011년7월과 2012년4월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자사주 매입 카드까지 썼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하지만 세제 개편 모멘텀과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연초 이후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자 한풀 꺾였던 공모가 회복 기대감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특히 전날 정부가 발표한 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당초 예상과 달리 보험사에 유리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시장지배력이 큰 삼성생명의 최대 수혜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세법시행령에서 주목할 내용은 당초 시장에서 우려했던 것과 달리 상속형 즉시연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전면 폐지하지 않고 2억원 초과 보험차익에 대해서만 과세한다는 점”이라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 확대로 생명보험사의 즉시연금 가입이 폭증하고 있는데 특히 브랜드파워가 강하고 자본적정성 비율도 높은 삼성생명으로 신계약이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대형 증권사들도 ‘세제 변경 랠리’에 동참했다. 세제 변경에 따른 자금유입 기대감에 매각 재개 소식까지 더해진 우리투자증권이 5.65% 급등했고 삼성증권(1.99%), 대우증권(3.43%) 등도 일제히 올랐다. 전배승 신영증권 연구원은 “세제개편으로 16만명 이상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추가로 포함되는데 이들이 보유한 과세대상 금융자산은 약 130조~140조원으로 추산된다”며 “이중 일부라도 물가연동채권, 장기채권 등 절세상품이나 국내 주식, 펀드 등으로 이동한다면 증권 업종 전반에 수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부분의 증권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최대 수혜주로 꼽는 종목은 삼성증권이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거액 자산고객을 가장 많이 확보했고 물가연동채, 장기 국채 등 소매채권 판매에도 강점이 있다”며 “특히 세법 개정 이후 새롭게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된 중산층 고객들의 자산관리 수요가 늘어나면서 신규 고객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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